[수소경제 진단] 활용에 쏠린 R&D 투자 비중... 인프라 10%대로 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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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20-10-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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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소경제가 근본적인 경쟁력을 갖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부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8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수소 경제 관련 정부의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은 활용과 생산, 인프라 부문별로 각각 52%, 23%, 13%였다.

전 세계 수소 경제 관련 특허 출원에서도 한국 비중은 8.4%로, 일본(30%)보다 적었다. 수소차 충전소 수도 일본의 ⅓에 불과했다.

충전시설도 부족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수소전기차 충전소는 현재 전국에 42개가 운영되고 있다. 서울의 경우 여의도, 양재, 상암, 강동 등 4곳밖에 없다. 경기까지 범위를 넓혀도 하남, 여주, 안성 정도다. 이마저도 고장과 개보수 등으로 미리 확인하지 않고 현장에 가면 충전도 못하고 되돌아와야 하는 일이 다반사다.

다른 경쟁국들이 최근 수소 생산기술 개발과 수소 확보,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는 것을 고려할 때 한국도 생산과 저장·운송 부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우선 친환경 정책에서 한 발 앞서 있는 유럽연합(EU)의 경우 3단계에 걸친 ‘큰 그림’을 그려놓고 개별 국가가 움직이고 있다. EU는 2024년까지 지역 내 6GW 이상 규모의 수전해장치를 설치 지원하고, 100만t의 재생수소 생산을 이뤄낸다는 방침이다. 2030년까지는 40GW 이상의 수전해장치 및 1000만t의 재생수소 생산으로 수준을 높인다. 2050년까지는 탈탄소화가 어려운 모든 분야에서 광범위한 재생수소를 사용할 예정이다.

수소경제에서 EU를 선도하고 있는 독일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해소와 친환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최근 구체적인 투자 방안도 발표했다. 독일 정부는 기존 수소산업 지원 정책 외에 국가수소전략을 위해서만 약 90억 유로 규모에 해당하는 예산을 지원한다. 수소기술 사업화를 위해 70억 유로, 국제협력 촉진을 위해 20억 유로의 예산을 배정했다. 이를 통해 수소경제 내수시장을 조성한 후 자국 기업의 해외 진출 기회를 모색한다. 정부와 민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국가수소위원회도 이를 지원한다.

일찌감치 수소경제 활성화에 뛰어든 일본은 가격 경쟁력에 중점을 둔 목표를 수립하고 있다. 먼저 2025년까지 수전해장치 세계 최고 가격경쟁력을 확보(5만엔/KW)하고 2020년 수소전기 발전효율도 27%를 이뤄낸다는 계획이다. 2030년에는 수소가격을 30엔/Nm³, 수소발전 상용화 비용을 17엔/kWh까지 낮추고 이후 최종단계에서는 이를 각각 20엔/Nm³, 12엔/kWh로 더욱 끌어내려 기존 에너지원과 동등한 수준의 가격경쟁력을 실현할 예정이다. 수소를 생산해 저장·운송하는 서플라이체인 도입 등을 통해서다.

미국은 인프라의 구축과 수소전기차의 빠른 보급 등에 힘쓰고 있다.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120만대, 충전소 5800개가 운영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향후 미국 선거에서 당선이 유력시되고 있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도 수소경제 생태계를 포함한 청정에너지 부문에 취임 후 4년간 2조 달러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수소 경제 후발주자인 중국도 수소 산업 육성을 위한 베이징, 상하이 등 4대 권역을 조성하고, 2030년까지 수소충전소 1000개를 설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최근에는 수소차 보급 장려책을 발표했다. 단순한 구매 보조금 지원이 아닌 수소차 핵심 기술·부품 개발 및 산업망 구축 등 방면에서 성과를 낸 지방정부와 기업에 장려금을 지원하는 것이 골자이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한국이 강점을 가진 수소 활용 분야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이를 뒷받침하는 수소 확보와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라면서 "수소충전소 확충과 함께 공공부문의 수소차 구매를 늘려 초기 시장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와(왼쪽 세번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 두번째) 등 관계자들이 지난 7월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20 수소모빌리티+쇼'에 참석,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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