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서 첫 여성 행장…은행도 여풍 불까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백준무 기자
입력 2020-10-07 19: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유명순 차기 행장 사실상 확정

국내 시중은행에서 첫 여성 행장이 탄생한다. 한국씨티은행이 차기 행장으로 유명순 행장 직무대행을 사실상 확정했다. 외국계 은행을 중심으로 보수적인 은행권에도 '여풍'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7일 오전 씨티은행은 2차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유 대행을 차기 행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유 대행은 오는 27일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거쳐 차기 행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을 경우 유 대행이 차기 행장에 오르게 될 가능성이 높다. 유 대행이 행장으로 취임하면 국내 민간은행에선 최초의 여성 행장이 나오게 된다. 국책은행에선 권선주 KB금융지주 사외이사가 2014년 IBK기업은행장에 취임했다.

당초부터 은행권에서는 유 대행이 유력한 차기 행장 후보로 꼽혔다. 유 대행이 미국 씨티그룹 본사가 운영하는 최고경영자(CEO) 후보 육성 프로그램에 포함돼 있다. 지난달 씨티그룹이 신임 CEO로 여성 경영인 제인 프레이저를 발탁하는 등 양성평등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는 점도 유 대행의 선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유 대행은 박진회 전 행장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지난달 1일부터 행장 직무를 대행해 왔다. 1987년 씨티은행에 입행한 뒤 대기업리스크부장, 다국적기업금융본부장, 기업금융상품본부 부행장 등을 두루 거쳤다. 2014년 잠시 JP모건으로 자리를 옮긴 유 대행은 1년만에 한국씨티은행으로 복귀하면서 기업금융그룹장을 맡고 있다.

다만 유 대행이 줄곧 기업금융 부문에서 근무했다는 점에서 향후 씨티은행이 소매금융 분야의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일각에선 나오는 중이다.

이른바 '유리 천장'이 여전한 것으로 평가받는 은행권에도 최근 들어 변화의 조짐이 일어나고 있다. 금융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18개 은행사의 여성 임원 비율은 2017년 5%에서 2018년 6%에 소폭 늘어났다. 올해 6월 기준으로 신한·KB국민·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에 재직 중인 미등기 여성 임원 역시 6명에 불과하다.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곳은 외국계 은행이다. 씨티은행은 전체 임원 13명 중 5명을 여성 임원으로 두고 있으며, 내부 조직으로 여성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SC제일은행 역시 2022년까지 여성 임원 비율 25%, 지점장을 비롯한 부장급 여성 관리자를 3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발맞춰 국내 은행들 역시 여성 발탁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신한 쉬어로즈' 프로그램을 통해 여성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왕미화 WM그룹장과 조경선 경영지원그룹장 모두 쉬어로즈 프로그램을 거친 대표적인 여성 임원이다. 국민은행도 2022년까지 여성 임원 20%로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 직무 대행[사진=한국씨티은행 제공]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