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집회 봉쇄" VS "방역 공안 통치" 집회 차단 두고 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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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요 기자
입력 2020-10-05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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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경찰 버스.[사진=연합뉴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대중 집회가 제한되고 있는 가운데 '강력한 방역'을 원하는 여론과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는 반발여론이 충돌하며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5일 온라인상에는 경찰 버스가 광화문 광장을 둘러싸는 '차벽'으로 개천절 집회를 막은 것을 놓고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극우 보수단체의 개천절 집회를 막기 위한 광화문 광장 원천차단 소식에 상당수 국민들은 "방역을 위한 과감한 결단"이라고 옹호했지만 보수단체와 일각에서는 "방역 공안통치"라고 반발하고 있다. 

대표적인 진보논객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 눈엔 국민이 오랑캐로 보이는 모양"이라고 비판의 글을 게재했다.

진 전 교수는 "세계가 부러워하는 K방역의 위용. 하이엔드 테크놀로지를 이용한 바이러스 방호벽"이라며 광화문 광장을 원천차단한 정부의 결정을 비판했다.

그는 "저 축성술이 조선시대에 있었다면, 삼전도의 굴욕은 없었을 텐데. 아쉽다"며 "광화문에 나와서 대화하겠다던 대통령이 산성을 쌓은 것을 보니, 그 분 눈엔 국민이 오랑캐로 보이는 모양. 하긴, 토구왜구라 했던가? 휴, 뭐 하는 짓들인지"라고 비꼬았다.

해당글은 수천명이 '좋아요'를 누르며 빠르게 퍼져나갔다. 누리꾼들은 "​​개천절 놀이공원, 쇼핑몰, 대형마트, 카페 등에 사람이 넘쳐나는데 광화문만 검문하는 대한민국의 진풍경이 희한하다", "드라이브스루 9대 차량 때문에 경찰차로 산성 쌓고, 불심검문까지 자행할 일인가 싶었는데 정부 비판 집회는 안되고 홍대,건대에서 놀고먹는 것은 괜찮은 건지 아이러니하다", "내로남불", 'MB때 차벽이 생각난다" 등 집회 제한에는 동의하면서도 광화문 원천차단에는 부정적인 반응을 드러냈다.

일부 누리꾼은 최근 프랑스에서 코로나19 방역이 집회와 시위를 금지하는 이유로 정당화될 수 없다는 현지 법원의 판단을 인용한 기사를 링크하기도 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파리 최고행정법원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집회와 시위가 국민들의 기본적인 자유라고 명시하고 거리 집회를 허용했다. 앞서 이날 파리 경찰은 미국 경찰관의 가혹행위로 숨진 흑인 조지 플루이드 죽음과 관련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대중 시위를 해산시킨 바 있다.

반면 대다수 여론은 집회를 원천차단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개천절 집회 하루 전인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소규모 드라이브스루 집회를 허용한 이모 판사의 탄핵을 요구하는 청원글이 게재되기도 했다. 해당 청원은 이날 현재 7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청원인은 8.15 광화문 집회 이후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촉발되면서 전국구에서 영업금지 조처가 이뤄지는 등 막대한 피해를 낳았다고 토로하며 보수단체와 집회를 허용한 판사를 비판했다.

다가오는 한글날에도 집회가 열리는 것을 원천 봉쇄해야 한다는 의견도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이 시점에 집회를 고집하는 것은 국가 경제를 파탄 시켜 자영업자를 몰살 시키자는 행태, "무엇을 우선시해야 하는지 보여달라. 국민의 건강과 생명인지 국민의 자유와 기본권인지", "국민이 원한거다 미쳐날뛰는 인간들 좀 막아달라고", "우리 아이들 등교 좀 하게 해주세요" 등 집회 금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전날 정세균 국무총리는 한글날 집회 불허 입장을 강조하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허용하지 않을 방침입니다. 불법집회 시도를 즉각 중단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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