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떠난 자리... '갤럭시S20 FE·아이폰12 미니' 준 플래그십이 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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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0-10-02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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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89만원대 갤럭시S20 FE 출시... 아이폰12 미니 앞서 5G 시장 확보

  • 구글, 샤오미, 원플러스도 속속 준 플래그십 단말기 출시... 화웨이 빈 자리 노린다

미국의 제재로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의 점유율이 급격히 떨어짐에 따라 그 공백을 차지하기 위한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의 물밑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전자, 화웨이, 원플러스 등은 일제히 화웨이의 장기였던 '준 플래그십 단말기'를 출시하며 시장점유율 확보에 나섰다. 심지어 플래그십 경쟁만 고집하던 애플조차 아이폰 제품군을 세분화하며 준 플래그십 단말기 경쟁에 합류했다.

2일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4월 21%의 점유율로 삼성전자(20%)를 제치고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던 화웨이는 8월 16%를 차지해 시장점유율이 급감했다.

이는 삼성전자, 샤오미 등 경쟁사의 텃밭이었던 인도시장 단말기 수요가 코로나19가 진정세에 접어든 이후 다시 살아난데다가, 미국 정부의 제재로 인해 단말기 부품 공급이 끊긴 화웨이가 주 시장인 남유럽, 중동, 아프리카 등에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을 투입하지 못한 것에 따른 여파로 분석된다.

미국의 무역 제재로 화웨이의 시장점유율은 향후 더 줄어들고, 삼성전자와 간격이 더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측은 설명했다.

이에 삼성전자, 애플, 구글에 중국 제조사인 샤오미, 원플러스까지 일제히 준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화웨이의 공백을 차지하려 하고 있다.
 
갤럭시S20과 형제... 가격은 89만원
 

갤럭시S20 FE.[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9월 말 '갤럭시S20 FE'를 온라인 언팩 행사에서 공개하며 준 플래그십 제품군인 '팬에디션(FE)'을 매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력한 기능을 갖춘 플래그십 단말기를 먼저 시장에 투입하고, 약 6개월 후 플래그십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상당수 활용한 팬에디션을 선보여 신제품 개발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면서 제품군의 수명과 판매량을 늘리려는 전략이다.

준 플래그십이란 플래그십과 대등한 사용자 경험(UX)을 제공하면서 UX를 해치지 않는 부분에서 원가절감을 시도해 한층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되는 단말기를 말한다. 모두를 위한 고급 제품이라는 의미에서 '매스 프리미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실제로 갤럭시S20 FE는 갤럭시S20과 대등한 성능(AP·디스플레이·카메라)과 기능(삼성페이·화면 내 지문인식·3회 운영체제 판올림)을 제공하면서 출고가는 40만원 가까이 저렴해진 게 특징이다.

갤럭시S20 FE는 네이비, 라벤더, 민트, 화이트, 레드, 오렌지 등 전 세계 삼성 멤버스 회원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색상 선호도 조사를 통해 선정된 여섯 가지 색상으로 출시된다.

또한 올 상반기 플래그십 모델이던 갤럭시S20의 부품 상당수를 탑재해 성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출고가는 89만8900원으로 낮췄다. 갤럭시S20 FE는 △퀄컴 스냅드래곤 865 AP(5G 모델) △6.5인치 OLED 인피니티-오 디스플레이(주사율 120Hz, 해상도 2400x1080) △6GB(기가바이트) 메모리 △128GB 저장공간 △전면 3200만, 후면 1200만(초광각)·1200만(광각)·800만(망원) 화소 카메라 등을 탑재해 갤럭시노트20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뛰어난 성능을 갖췄다. 사용자가 체감하기 힘든 메모리와 제품 재질(유리 > 플라스틱)에서 원가 절감을 시도해 출고가를 낮출 수 있었다.

애플의 첫 5G 스마트폰 아이폰12(가칭)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풀리는 10월 말 전에 시장에 갤럭시S20 FE를 투입해 5G로 이동하려는 수요를 상당 부분 흡수하려는 게 삼성전자의 복안이다.
 
A14 AP에 5G까지... 플래그십 안 부럽네
 

아이폰12 미니(왼쪽)와 타 아이폰12의 크기 비교.[사진=GSM 아레나 캡처]

애플은 아이폰12를 시장에 선보이며 성능과 크기 위주의 아이폰12, 아이폰12 프로, 아이폰12 프로 맥스와 함께 '아이폰12 미니(가칭)'라는 준 플래그십 단말기를 시장에 투입한다. 아이폰12는 △타 아이폰 12 제품군보다 다소 작은 5.4인치 OLED 화면 △적은 메모리(4GB 예상) △초광각이 생략된 2개의 후면 카메라 등을 갖추고 699~749달러의 가격으로 시장에 투입된다. 다른 준 플래그십 단말기가 채택한 120Hz 고주사율 화면은 채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애플은 아이폰12 미니에 인공지능과 이미지 처리 기능을 강화한 최신 A14 바이오닉 AP를 탑재해 앱·게임·영상 실행 능력에선 플래그십 단말기와 차등을 두지 않을 계획이다.

아이폰12는 가격이 699달러(약 81만원)부터 시작한 기존 애플 중급 단말기보다 50달러(약 6만원)가량 비싸진 749달러(약 87만원, 부가세 별도)부터 시작할 전망이다. 이는 5G 칩세트와 OLED 등 단가가 높은 부품을 추가했기 때문이다. 국내 출고가도 갤럭시S20 FE보다 다소 비싼 90만원대 후반에서 100만원대 초반으로 형성될 전망이다. 또한 아이폰12에선 번들 이어폰과 충전기 같은 액세서리가 빠지는 만큼 새로 아이폰을 구매하는 이용자는 추가금을 내고 관련 액세서리를 구매해야 한다.

아이폰12는 10월 말 북미에 출시할 예정이며, 국내 출시일은 미정이다. 다만 애플은 한국이 5G 주요 테스트베드인 점을 고려해 첫 5G 단말기인 아이폰12를 북미와 같은 10월 말 투입할 계획이라는 루머도 흘러나오고 있다.
 
최신 안드로이드 OS 누구보다 빨리... 준 플래그십도 세분화
 

픽셀5.[사진=구글 제공]


구글도 첫 5G 스마트폰인 '픽셀5'를 공개하며 준 플래그십 경쟁에 합류했다. 픽셀5는 최신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11을 다른 단말기보다 빠르게 제공받을 수 있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퀄컴 스냅드래곤 765G AP △6인치 2340x1080 OLED(90Hz) 화면 △8GB 메모리 △알루미늄 프레임 등의 사양을 갖췄고 699달러(약 81만원, 부가세 별도)에 판매된다. 구글 단말기의 인기가 적은 국내에는 출시하지 않는다.

샤오미는 한층 세분화된 준 플래그십 단말기를 선보이며 남유럽에서 화웨이의 자리를 대신할 계획이다. 실제로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4월 8%였던 샤오미의 전 세계 시장점유율은 남유럽 시장 판매량 확대에 힘입어 8월 11%로 늘어났다.

샤오미의 하반기 준 플래그십 단말기는 'Mi 10T Pro'와 'MI 10T'로 나뉜다. 두 제품은 공통적으로 △퀄컴 스냅드래곤 865 AP △6.67인치 2400x1080 LCD(144Hz) 화면 △5000mAh 배터리 △메모리 미공개 등을 갖췄다. 프로 모델은 1만800만 화소의 후면 카메라를, 일반 모델은 6400만 화소 후면 카메라를 탑재한 차이점만 있다.

저렴한 가격을 강점으로 내세우기 위해 가장 저가 모델은 499유로(약 68만원, 부가세 제외)부터 판매를 시작하며, 최고 사양 모델은 649유로(약 89만원, 부가세 제외)에 판매한다.


 

Mi 10T Pro.[사진=샤오미 제공]


원플러스는 삼성전자의 전략을 벤치마킹해 올해 초 공개한 플래그십 단말기 원플러스8을 준 플래그십으로 개편한 '원플러스8T'를 하반기 전 세계 시장에 출시한다. AP와 디스플레이 성능을 유지하면서 메모리와 제품 재질을 변경해 원가 절감을 시도한 점도 같다.

미국 IT 전문지 더버지는 "삼성전자가 올해 초 갤럭시S20을 공개할 때 갤럭시S20 FE는 계획에 없었다. 갤럭시S20을 상당수 활용했지만, 갤럭시S20 FE는 삼성전자가 얼마나 빨리 신제품을 시장에 투입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미국 준 플래그십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원플러스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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