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영끌 열풍에 ‘마이너스카드’도 속속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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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봄 기자
입력 2020-09-2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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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한·우리 이어 롯데도 지난 25일 상품 출시

  • -낮은 금리·높은 한도로 간편대출 수요 공략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카드사판 마통(마이너스통장)인 ‘마이너스 카드’가 12년여 만에 부활했다. 부동산·주식 투자를 위한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자금을 끌어모음)' 현상과 코로나19로 인한 생활자금 수요가 맞물리며 신용대출이 급증하자, 카드사들도 고객 잡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지난 25일 ‘마이너스카드’를 출시했다. 마이너스카드는 롯데카드 거래실적이 있는 회원을 대상으로 하며 금리는 연 4.95~23.5%로 책정됐다. 최대한도는 5000만원이다.

롯데카드는 마이너스카드 출시 기념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마이너스카드를 신규 약정한 고객을 매주 200명 추첨해 커피 쿠폰을 제공하며, 약정 후 100만원 이상 사용 시 추첨을 통해 최대 100만원을 돌려준다. 롯데카드는 마이너스카드 실적을 ‘로카시리즈’ 카드 이용실적에 포함해주는 프로모션도 진행해 대출 수요를 끌어올 계획이다.

우리카드도 지난달 마이너스카드 상품인 ‘우카 마이너스론’을 출시했다. 우카 마이너스론은 고신용 회원을 대상으로 해 최대한도는 1억원, 금리는 연 4~10%로 연평균 13~14%인 카드론보다 낮게 책정됐다.

마이너스카드는 은행의 ‘마통’처럼 정해진 한도 안에서 원하는 시간에 쉽게 돈을 빌릴 수 있는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상품이다. 마이너스카드는 수시로 돈을 꺼내 쓰더라도 대출 건수는 1건으로만 잡혀 신용도 하락 위험이 적다. 이자도 빌린 금액, 이용한 기간 만큼만 내면 된다.

마이너스카드 신상품이 출시된 건 2008년 신한카드의 ‘마이너스론’ 이후 12년 만이다.

그간 신한카드를 제외한 다른 카드사들은 2002년 카드대란 이후 마이너스카드를 취급하지 않았다. 신한카드도 별다른 홍보 없이 상품 명맥만 이어왔다. 마이너스카드는 한도 내 고객이 사용하지 않은 금액도 대출자산으로 잡아야 해 충당금 적립 부담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카드사들이 입장을 바꿔 마이너스카드를 출시하고 나선 것은 늘어난 신용대출 수요 때문이다.

2금융권 가계대출은 코로나19 사태가 심화된 지난 6월 이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카드사의 경우 평균금리가 13~19%인 카드대출(현금서비스·카드론)로 수요가 몰렸다. 올 상반기 카드대출 이용액은 53조원을 기록해 작년 동기보다 7000억원 늘었다. 이 중 카드론은 27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다.

카드론은 은행 신용대출 대비 심사가 까다롭지 않은 데다, 상환 기간이 길어 4~7등급의 금융소비자가 자주 찾는다. 카드사들은 이를 공략해 마이너스카드가 다른 상품보다 금리는 낮고 한도는 높다고 홍보하고 있다. 대출 완료까지 최소 3분이면 가능하다고 내세워 간편대출 수요도 노렸다.

카드업계는 향후 카드론 및 마이너스카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은행들이 금리를 인상하거나 한도를 줄이는 식으로 신용대출을 축소하고 있어,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자영업자·소상공인이 카드사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다만 카드사들은 대출 부실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당분간 신용도가 검증된 고객 위주로 마이너스카드를 취급할 계획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마이너스카드는 기존상품보다 금리는 낮고 한도는 높아 이용하려는 고객이 꽤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무분별한 대출이 이어지지 않도록 우수 회원 위주로 판매해 리스크 위험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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