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한 사기꾼, 니콜라] ②"사기는 쳤지만, 거짓말은 아니다"...'말장난' 해명에 연일 주가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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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09-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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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움직인다고만 했다"...'법적 공방' 앞두고 '말장난' 해명한 니콜라

  • 니콜라 버블 우려..."올해 변동 812%·하루 등락 -21.27~103.7%"

거짓말쟁인 니콜라의 충격이 일파만파 퍼져가고 있다. '제2의 테슬라'라는 찬사를 받던 미국의 전기 수소차 업체 '니콜라'가 사기 투성이라는 의혹이 터져나오자,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면서도 의혹을 일부 인정하는 듯한 니콜라의 해명이 나오면서 시장의 실망감은 깊어지고 있다. 진실과 거짓에 대한 어지러운 논쟁이 이어지면서 니콜라의 주가는 이달에만 90%에 가까운 변동폭을 보이고 있다.
 

트레버 밀턴 니콜라 창립자 겸 이사회 의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불가피한 '법적 공방'에 '말장난 해명' 내놓은 니콜라
사태의 시작은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의 금융 분석업체 '힌덴버그 리서치'가 '니콜라는 어떻게 거짓말을 미국 최대 자동차 기업과의 파트너십으로 바꿔치기 했는가?'라는 보고서를 공개한 데서 시작한다.

보고서는 "상장 기업에서 이 정도 수준의 거짓말과 속임수를 본 적이 없다"면서 "니콜라는 트레버 밀턴 창립자 겸 이사회 의장의 수십 가지 거짓말을 기반으로 세워진 사기 사례"라고 주장했다.

보고서 공개 직후 밀턴 의장과 니콜라 측은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지만, 충격은 일파만파 퍼져나가고 있다.

같은 날 미국 '프랭크 R. 크루즈 법률사무소'는 투자자들을 대신해 니콜라의 연방 증권법 위반 가능성을 조사하겠다면서 집단 소송 의향이 있는 투자자들을 모집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법무부도 각각 니콜라의 사기 논란에 대한 민사와 형사 사건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언론들 역시 니콜라에 호의적이지는 않다.

미국 경제 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WJS)은 "업계에서 이미 연초부터 힌덴버그가 제기했던 내용과 유사한 소문이 돌고 있었다"면서 보고서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니콜라에 대해 "회사 이름으로 '뉴턴'이 더 적합할 것 같다"며 비꼬았다. 과학자인 '니콜라 테슬라'의 이름에서 기업명을 따온 니콜라가 언덕 위에서 트럭을 굴린 일을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뉴턴에 빗댄 것이다.

지난 14일 니콜라 측은 고액 수임료의 증권소송 전문로펌으로 알려진 커클랜드&엘리스를 고용해 나흘 만에 A4용지 6장 분량의 해명문을 내놨다.

니콜라의 해명은 '거짓을 말하지 않았다'로 일관하며 "실제 제조 능력은 없지만, 수소 전문성은 갖췄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사실상 힌덴버그가 제기한 의혹을 대부분 인정한 사실상 인정한 셈이라. 일각에서는 향후 법적 공방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평가를 내렸다.

특히, 니콜라는 "니콜라원이 자체 추진력으로 움직일 수 있게 '설계'된 진짜 트럭"이라면서 논란이 컸던 자사의 첫 수소모델과 관련한 의혹 해명에 집중했다.

니콜라는 "영상은 제3자가 광고 목적으로 촬영한 것일 뿐"이라면서 "니콜라원 인 모션 영상은 트럭이 '움직인다는 사실(in motion)'을 강조했을 뿐, '자체 동력으로' 움직인다고 말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이어 "이후 니콜라원(Nikola One)의 '자체 동력'에 대한 추가 투자 결정을 철회했었다"면서 "대신 '니콜라투(Nikola Two)와 트레(Tre), 배저(Badger) 등 다른 모델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다음 날 힌덴버그는 "니콜라의 모든 해명이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비난하는 재반박문을 냈다.

'자체 동력'에 대한 니콜라의 해명을 두고는 앞서 니콜라가 발표한 공시 자료와 모순된다는 점과 함께 '니콜라원이 1000HP로 달린다'고 표기한 홍보자료도 제시했다. HP는 자동차의 동력을 일반적으로 측정하는 단위인 '마력'(Horse Power)을 의미하는 약자다.
 
'니콜라 버블' 우려...하루 등락폭 "최고 103.7%~최저 -21.27%"
힌덴버그의 보고서 발표 전후로 니콜라의 주가는 엄청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힌덴버그와 니콜라의 공방에 따라 투자자들이 매일매일 사고 팔기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9월 들어 니콜라의 주가 변동폭은 88.87%(28.85~54.49달러)나 보이고 있다. 종가 기준으로도 55.77%나 된다.

특히, 지난 8일 GM과의 협력 관계 발표 당일과 다음 날 각각 40.79%와 15.34%를 오르내렸고, 10일 힌덴버그의 보고서 발표 당시에도 이틀 내리 25.81%나 폭락한 후 니콜라 측의 해명에 11.39% 반등했다.

다만, 이후 변동폭은 점차 안정세를 찾아가면서 지난 16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니콜라 주가는 전날보다 1.37%(0.45달러) 오른 33.28달러를 기록한 상태다.

특히, 니콜라 주가의 높은 변동성이 지나치게 고(高) 밸류에이션(가치평가) 상태인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시장 전체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 니콜라의 주가는 올들어 222.48%나 폭등했으며, 올해 최저점과 최고점 사이의 변동폭은 812.5%나 된다. 연초 10.30달러(1월 3일)로 최저점 수준이었던 주가는 불과 6개월 만에 6월 9일 장중 93.99달러까지 치솟기도 했으며, 종가 기준 최고가(6월 9일 79.73달러)로도 674.1%나 폭발했다.

앞서 니콜라의 주가는 지난 6월 8일에는 하루 동안 103.7%나 오르기도 했으며, 올해 들어 하루 동안 두자릿수의 오름세를 보인 날만 해도 16일이나 됐다. 반면, 니콜라 주가는 지난 7월 20일에는 하루 동안 21.27%나 폭락하기도 했으며, 이를 포함해 올해 12일이나 두자릿수로 하락했다.
 

니콜라 주가 추이. [그래픽=최주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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