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재 시작...존폐기로 선 화웨이 생태계 조성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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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0-09-15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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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웨이 반도체 조달 '빨간불'...일단 재고로 버틴다

  • 화웨이, 반도체칩·OS 이어 자체 프로그래밍 언어 연구개발중

  • 자급자족 가속화...기업·정부, 화웨이와 협력 강화

[사진=연합뉴스]

미국발 추가 제재 발효로 사실상 외부 공급망이 끊긴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가 중국내 자체적인 생태계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15일 텐센트뉴스에 따르면 최근 중국 한 유명 블로거가 화웨이가 반도체 칩, 훙멍 운영체제(OS)에 이어 자체 프로그래밍 언어를 연구개발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그는 "화웨이가 펑신위 난징대 컴퓨팅과학기술학과 박사과정 지도교수와 손잡고 '창제(倉頡, 창힐)'이라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연구 중"이라면서 "화웨이가 자급화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화웨이는 지난달 21일 2건의 '창제언어' 상표권을 등록했다. [사진=치차차 홈페이지 캡처]

실제로 화웨이는 창제 상표권도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기업정보 플랫폼 치차차(企查查)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달 21일 2건의 '창제언어' 상표권을 신청, 국제분류기준 9류(전자통신기기, 모바일애플리케이션 등)와 42류(프로그래밍 언어 등)로 등록했다. 

화웨이가 기술 자급자족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가운데 중국 기업들도 화웨이에 지원을 아낌없이 하고 있다. 최근 징둥(京東), 메이퇀(美團), 메이디(美的) 등 중국 기업들이 화웨이의 훙멍OS를 테스트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2일 광둥(廣東)성 일대의 유력지인 난팡(南方)도시보에 따르면 한루이 징둥닷컴 부총재는 "징둥 클라이언트는 이미 훙멍OS 시스템을 시범 사용 중"이라면서 "화웨이와 훙멍 시스템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부총재는 "과거 특정 단말기에서만 소비자들이 쇼핑할 수 있었는데, 훙멍OS를 시범 사용한 이후 소비자들이 다양한 기기에서 검색하고, 여러 기기에서 쇼핑 주문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여러 기기에서 상품을 알아보더라도 훙멍OS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를 연동해 여러 주문도 한 주문자가 한 것처럼 통합할 수 있어 소비자에게 더 많은 편의성을 제공했다는 얘기다.

중국 최대 음식배달업체인 메이퇀뎬핑(美團点評·이하 메이퇀)도 화웨이와 손잡았다. 왕후이원 메이퇀 공동 창업자이자 수석 부총재는 화웨이와 협력해 더 나은 배달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소비자의 스마트폰과 배달원의 카메라를 연동해, 기존의 불편함을 없앨 수 있도록 하겠다"며 "훙멍OS를 통해 배달 과정을 소비자들이 볼 수 있고, 배달원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중국 대표 가전업체인 메이디그룹(美的集團·이하 메이디)도 오는 2021년 1분기부터 메이디의 모든 제품에 훙멍OS를 적용, 출시하기로 했다. 

천팅 메이디 사물인터넷(IoT) 사업부 스마트연결부 부장은 "메이디와 화웨이는 지난 4월부터 지속적인 소통을 해왔다"며 "중국 최대의 온라인 쇼핑 축제인 11월 11일 '광군제'(光棍節·독신자의 날)에 훙멍OS를 탑재한 일부 제품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14일 위청둥 화웨이 소비자부문 CEO는 위아이화 안후이성 당서기를 만났다. [사진=웨이보 캡처]

화웨이는 지방정부와의 협력도 강화해 내수시장을 확장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펑파이신문에 따르면 14일 위청둥 화웨이 소비자 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위아이화 안후이성 당서기와 협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화웨이와 안후이성은 연구개발(R&D) 플랫폼 건설, 산업협동 발전, 공급사슬 연동 등 다방면에서 협력을 강화해 더 많은 기업들이 발전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한편 화웨이는 미국 정부의 제재로 15일부터 반도체 부품을 새로 사지 못하게 됐다. 이날부터 미국 기술을 부분적으로라도 활용한 세계의 전 반도체 기업은 미국 상무부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사실상 화웨이로의 반도체 수출 길을 틀어막은 셈이다. 

화웨이는 미국 정부의 제재가 끝날 때까지 최대한 비축한 재고 부품으로 버틸 계획이지만 미국이 오는 11월 대선 이후에도 계속 지금과 같은 고강도 제재를 이어간다면 화웨이는 존망의 갈림길에 서게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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