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품절대란 화장지 이어 이번엔 노트북?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0-09-03 15:36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가을학기 비대면 수업 현실화하면서 수요폭발

  • 일부 기기구매에 어려움…"이런 증가세는 처음"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수업이 늘어나면서, 원격수업과 관련된 디바이스 및 소프트웨어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이동제한이 장기화하면서 미국 내 학교들은 전면 비대면 수업 혹은 일부 비대면 수업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국 내 학교들이 동시에 기기 주문에 나서면서 노트북 공급이 원활해지지 못하는 상황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CNN은 "코로나19 이후 화장지 대란이 발생했던 것처럼 이번에는 온라인 교육의 확대로 노트북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시 공립학교 기술담당 라라 후세인 매니저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가을학기에 원격수업을 할 가능성이 있어서, 이를 필요로 하는 학생들에게 기기를 지급해야 한다"면서 "학기 시작 전에 모든 이들이 온라인 수업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덴버의 공립학교는 이미 지난 4월부터 가을 학기용 기기들을 주문했다. 7월 중순에는 원래 주문량보다 많은 1만2500개를 추가로 주문했지만, 세관 문제로 조달이 늦어지면서 결국 다른 주문처를 찾아야 하는 경우까지 생겼다.

후세인 매니저는 "대형 업체들에도 연락해보았지만, 원하는 물량의 일부 재고를 구하기도 힘들었다"고 밝혔다. 미국 최대 가전매장인 베스트바이는 급증하는 노트북 수요로 한동안 폐쇄했던 지점의 문을 다시 열기도 했다. CNN은 "아마존에서도 일부 노트북 물건은 재고가 거의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판단했다.

덴버 학교들은 수요 확보를 위해 여러가지 다른 방법을 찾아봤지만, 결국 당초 계획보다 10만 달러나 더 큰 비용을 지불해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당초 주문했던 기종과는 다른 기종이 도입되면서, 수리 서비스나 운영체계 교육 등에서 차질이 생기게 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이처럼 노트북 수요가 폭발하는 이유는 일반 학교뿐만 아니라 대학과 기업들도 원격근무를 늘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노트북 공급망이 수요 폭증을 감당하지 못하면서 일부 학교와 가정은 구매를 연기하거나 당초 예산보다 비싸게 기기를 구매해야 하는 경우까지 속출하고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기기를 생산하는 업체들은 수요를 맞추기 위해 노력을 하고는 있지만 폭증하는 수요를 떠받치기에는 역부족이다. NPD 애널리스트 스티븐 베이커는 "당초 공급망은 이렇게 급증하는 수요를 감당할 만한 수준이 안된다"라면서 "오히려 연내에 공급이 수요를 맞출 수 있다면 그게 놀라운 일이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른 학교들도 정도는 다르지만, 마찬가지 문제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스앤젤레스 일부 학교들은 크롬북과 아이패드 등의 주문이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NPD의 베이커 분석에 따르면 4월 첫째 주 이후로 PC의 소매 판매는 전년도보다 44%나 뛰어올랐다. 글로벌 IT기업인 에이서 대변인은 "에이서는 물론 산업 전체가 컴퓨터와 모니터 수요의 급증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부품조달이 상당히 빠듯하기는 하나, 에이서는 제품을 빨리 만들어 최대한 빨리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비슷하게 HP 대변인 역시 "학교가 충분한 컴퓨터를 최대한 빨리 확보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요 급증은 현재 기술기업들이 마주하고 있는 생산라인 압력을 심화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이전에도 노트북 회사들은 미국의 대중 관세와 규제로 원활한 공급에 애를 먹어왔다. 게다가 올해 초 중국이 한시적으로 대규모로 공장 폐쇄에 나서면서 일부 물품 조달이 힘들어졌다. 미국에서 코로나19가 번지기 시작한 3월부터 노트북 공급은 이전에 비해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상황이 정상화되면 공급능력도 돌아오겠지만, 상황이 장기화하고 있는 것은 기업들에는 압박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실적발표에서 델의 제프 클라크 최고운영책임자는 노트북의 핵심 부품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실리콘과 LCD 스크린 등을 충분히 확보하는 데는 시일이 걸릴 거라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클라크 책임자는 "우리 앞에 놓인 어려움은 일부 물품의 부족"이라면서도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