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생방송을?…조선중앙TV, 태풍 '마이삭' 재난방송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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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0-09-03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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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중앙TV, 2일 저녁부터 철야 재난방송 체제

  • 김정은 '태풍 예방, 피해 최소화' 지시 영향인 듯

북한이 올해 제9호 태풍 ‘마이삭’ 북상에 실시간 재난방송체제에 돌입해 눈길을 끈다. 그동안 북한은 실시간 보도보다는 시차를 두고 전하는 방식을, 편집이 필요한 영상 대신 스틸 사진으로만 주요 소식을 전달했다.

그러나 북한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TV는 3일 오전부터 태풍과 관련한 속보를 반복해서 보도하고 있다. 전날에는 강원도, 함경도 등 태풍 마이삭의 영향권으로 예상되는 지역에 급파한 취재기자를 연결해 현지 소식을 거의 실시간으로 전했다.

조선중앙TV의 정규방송 시간은 평일 기준 오후 3시부터 시작이다. 그런데 이날은 이례적으로 오전부터 ‘새벽방송’을 감행, 사실상 생방송에 가까운 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셈이다. 북한은 지난달 제7호 태풍 ‘바비’ 북상 당시에도 밤새 재난방송을 진행해 눈길을 끈 바 있다.

북한 방송의 이런 변화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시 영향인 것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7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하고, 태풍 북상에 선제로 대응해 인명과 농작물 피해를 최소화하라고 지시했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북한은 지난해 태풍 ‘링링’ 때 정규방송시간대 내에서 태풍 관련 특별 편성을 했다”면서 “올해에는 방송시간을 심야시간대로 연장하고 실시간 방송과 근접하는 수준에서 태풍 관련 보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의 주요 도시인 강원도 원산 시내가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완전히 물에 잠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오전 6시 조선중앙TV 보도에 따르면 원산 시내의 도로가 흙탕물로 뒤덮였고, 아파트, 주석단 건물, 가로수 등도 물에 잠겼다.

방송은 “태풍 9호의 특징은 바람보다 강수량이 많은 것”이라며 이날 오전 3~6시경에 원산에 132mm의 강한 폭우가 집중적으로 내렸다고 전했다.

함경남도 함흥시의 상황도 비슷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은 “서호·마전 해안가 지역에 50cm의 해일 연상이 나타나 있다”면서 “일부 도로가 물에 잠겨 차들이 운행하기 힘들 정도”라고 보도했다.

방송은 “태풍 9호는 7시 현재 남강원도 강릉 동쪽 40km 부근 해상에 도달했다. 우리나라의 강원도 전체지역과 함경남도 일부 지역이 태풍의 영향권 안에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동해안과 북부내륙, 중부내륙의 여러 지역에서 폭우를 동반한 200∼300mm 이상의 많은 비가 집중적으로 내릴 것”이라며 태풍 피해 예방대책 마련을 당부했다.

통일부는 태풍 마이삭 북상에 따른 북한의 피해 상황에 대해 “북한 매체에서 아직 피해 상황을 종합적으로 발표하고 있지는 않다”고만 했다. 
 

조선중앙TV는 제9호 태풍 '마이삭'이 북상하면서 철야 재난방송 체제에 돌입했다. 사진은 3일 오전 6시 원산에서 취재기자가 태풍 영향 소식을 전하는 모습. 침수된 지역은 원산시내 중심인 해안광장으로 보인다.[사진=조선중앙TV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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