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먹거리 원전 수출②] 원전 수출 전주기로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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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0-08-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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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전해체연구소 법인설립 등기 완료…정부 지원 박차

원전 수출의 판도를 넓히기 위해 정부가 전주기 수출 활성화를 살피고 있다. 앞서 UAE 바라카 원전 수출을 성공적으로 이끈 뒤 다양한 국가의 수출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지만 이후 후속적인 운영·유지·관리·해체 역시 큰 시장이라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지난해 이를 위해 '원전수출전략협의회'를 개최하고 '원전 전주기 수출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러한 판단은 해외 원전 선진국들 역시 자국 내 신규건설 수요의 감소 속에서 서비스 시장의 진출로 돌파구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원전의 수출과 건설은 대기업이 중심이 되지만 운영·정비 이어 해체는 중소·중견기업 중심의 인력파견으로 이어진다.

세계 원전시장은 신규 원전시장과 운영·정비 및 후행 주기(해체 등) 분야로 구성된 전주기 시장으로 양분돼 있다. 이 둘 시장은 향후 20년간 각각 100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운영 중인 원전은 448기다. 운영 및 해체시장은 북미와 서유럽이 주도해왔다.

이를 위해 정부도 원전 전주기 시장의 참여 의지를 보였다. 올해에는 원전해체연구소를 설립해 기술적 지원도 뒷받침할 계획이다. 다만 원전해체연구소의 건립이 탈(脫)원전 정책의 가속화 배경이라는 정치적 대립 문제도 남아있다.

정부는 최근 원전해체연구소의 공익 재단법인 설립을 허가했다. 투입되는 비용은 총 3223억원으로 한국수력원자력 등 공공기관이 1934억원, 정부와 지자체가 연구개발(R&D) 지원 형태로 1289억원을 낸다. 2021년 하반기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인근 착공을 목표로 해당 사업이 추진된다.

연구소에서는 원전해체분야 자립을 주도하는 기술 개발 기반 구축 및 관련 산업 촉진을 연구할 인력 양성과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업계에서는 2020년대 중반 이후부터 글로벌 원전 해체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경제자문회사 베이츠화이트(BatesWhite)는 세계의 원전 해체 시장 규모를 총 549조 원으로 추산했다. 정부는 국내로만 한정하면 22조5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현재 전 세계 운영 중인 원전의 68%가 운영 연수 30년을 넘겼다. 450기 중 305기에 해당하는 양이다. 다만 이미 영구정지된 원전 173기 중 해체가 끝난 원전은 21기에 불과하다. 많은 원전이 해체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다만 한수원은 아직 해체기술 확보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한수원에 따르면 원전 해체에 요구되는 기술 58개 중 7개는 아직 개발 단계다. 핵심 장비 11개 중 개발이 완료된 것은 2개뿐이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