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온라인으로 급격히 옮겨진 무대...과도기 겪고 있는 공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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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0-08-27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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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라인 공연이 갖고 있는 명과 암 존재...코로나 이후 고민

지난 4월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무관중 라이브 생중계로 진행된 빌리카터 콘서트.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2020년 전까지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일이다. 온라인 공연이 정말 많아졌다.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공연을 계획대로 지속적으로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급박하게 일어난 변화다. 현재 공연계는 과도기를 겪고 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아동·청소년극 축제인 ‘2020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가 지난 15일부터 25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관객들을 만난다.

28회를 맞이하는 이번 축제에서는 당초 8개국 11작품, 한·중·일 합작공연 등이 계획됐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작품들을 선보이지 못하게 됐다.

대신 서울어린이 연극상 수상작 등 국내를 대표하는 6작품을 영상으로 촬영해, JEI재능TV·JEI잉글리시TV·네이버TV·유튜브에 공개했다.

서울·경기·인천 지역에 집중됐던 관객층이 온라인 공연을 통해 지방과 해외에서 볼 수 있게 된 점은 긍정적이었다. 수준 높은 공연 영상을 만들기 위해서도 노력했다. 영상 제작들은 연출가와 머리를 맞대고 ‘연극적 언어’를 아이들에게 잘 전달하기 위해 고민했다.

성인을 대상으로 한 공연도 그렇지만, 특히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공연은 배우와 관객들의 상호 작용이 중요하다. 극을 만들 때 ‘아이들의 반응’은 주요한 요소 중 하나다.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아이들이 온라인 공연에 너무 익숙해져버리면, 반대로 오프라인 공연 시장이 위축될 수도 있다. 온라인 공연의 유료화도 중요한 문제다. 

방지영 아시테지 코리아 이사장은 27일 “아이들이 공연장에서 작품을 보는 소중한 체험을 못하고 유년시절을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안타깝다”며 “기초예술의 역할과 대중화에 대한 고민은 항상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공연 영상화는 아직 시작 단계다. 무대에서 연기하는 예술가 입장에서는 공연을 영상화한다는 것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다. 또한 공연 영상화를 하려면 출연진은 물론 수많은 창작 스태프들이 계약서에 많은 것을 동의해야 했다.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와 마찬가지로 공연계에도 급격한 변화를 가져왔다.

한 공연예술단체 관계자는 “최근에 공연 영상이 많이 제작되면서 예술가들의 인식이 달라진 것 같다”며 “긴 시간 설득되지 않던 게 이번에 바뀌게 됐다. 극적인 반전”이라고 현 상황을 전했다.

코로나19가 언제 잠잠해질지,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는 어떤 공연관람 문화가 자리잡을지, 예술가들이 온라인 공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질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당분간 과도기를 계속 보내야 하는 상황에서 공연 영상화가 갖고 있는 명과 암을 두루 살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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