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나이트vs애플·구글 수수료 전쟁...'판도라의 상자'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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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20-08-14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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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뉴스]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 개발사인 에픽게임스가 애플과 구글을 상대로 '수수료 전쟁'을 선포했다.

갈등의 핵은 이용자들이 애플리케이션(앱) 내 결제를 할 때마다 애플과 구글이 떼어가는 30%의 결제 수수료다. 최근 에픽게임스는 이 수수료를 피하기 위해 별도로 게임 내 결제 방식을 도입했다. 이에 애플과 구글이 자사 정책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포트나이트를 앱스토어에서 퇴출하는 초강수를 놓자, 에픽게임스가 이 두 공룡을 상대로 소송을 건 것이다.

에픽게임스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지방법원에 접수한 고소장에서 "두 회사가 불합리한 제약을 가하면서 모바일 기기에서 앱 배포에 대한 완전한 독점권을 불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소송이 애플과 구글의 고율 수수료를 둘러싼 앱 개발사들의 불만이 폭발 직전에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라면서, 연간 850억달러(약 101조원, 중국 제외)에 이르는 앱 시장의 운명이 이번 소송 결과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만일 에픽게임스가 승소할 경우 다른 앱 제작사들이 줄소송에 나서면서 애플이나 구글의 수수료 수입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에픽게임스가 총대를 메고 이른바 '애플세(Apple tax)'에 맞서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니얼 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에픽게임스의 이번 결정에 대해 "애플과 구글 등 실리콘밸리 공룡들의 독점권과 막대한 영향력을 억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분위기를 살피려는 과감한 시도"라고 평가하면서, "만약 법원이 에픽게임스의 손을 들어준다면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게 될 것이다. 다른 앱 개발사들이 같은 소송에 나설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에픽게임스의 팀 스위니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년 동안 앱스토어와 플레이스토어를 상대로 고율 수수료를 비판하는 캠페인을 벌여왔다. 최근 자체 결제 방식을 도입한 뒤에는 애플이나 구글에 냈어야 할 수수료 일부를 이용자들에게 게임 내 아이템 구매가 가능한 화폐로 돌려줌으로써 이용자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2017년 처음 출시돼 전 세계 3억5000만명의 이용자를 끌어모은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는 다운로드는 무료지만 게임 내 아이템 구입을 위한 결제가 활발하다. 앱 분석회사 센서타워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에만 다운로드 횟수가 200만건, 앱 내 구입을 통한 매출은 3400만달러(약 403억원)에 이른다.

스위니 CEO는 한 인터뷰에서 "우리가 이 고통스러운 싸움을 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수십 년 동안 끝없는 탐욕의 중개인이 단물을 뽑아가면서 혁신을 저해하도록 받아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애플은 이와 관련해 "특별약정으로 몰아가려는 이들의 사업적 이권 추구는 모든 개발사들에게 공평한 경쟁의 장을 만들고 모든 사용자에게 안전한 앱 구매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지침을 바꾸지 못한다"고 밝혔다.

최슨 실리콘밸리 IT 기업들의 지배력이 커지면서 이들을 바라보는 워싱턴 정가와 유럽 당국의 시선은 곱지 않다. 지난달 29일에는 미국 하원에서 애플,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 미국 4대 IT 거인들을 상대로 한 반독점 청문회가 열렸다. 당시 데이비드 시실리니 반독점 소위원회 위원장은 앱 내 결제 시 애플과 구글이 떼어가는 30% 수수료를 "과도하다"고 평가하며 "날강도"와 비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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