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文 "부동산 세금 여전히 낮다"…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안선영 기자입력 : 2020-08-13 14:43
OECD 국가 중 우리나라 보유세 평균보다 낮아…거래세·양도세는 최고 수준

[사진=청와대 제공]


"주택을 시장에만 맡겨두지 않고 세제를 강화하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전세계의 일반적 현상입니다. 이번 대책으로 보유세 부담을 높였지만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는 아직도 낮은 편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부동산 종합 대책의 효과로 주택 시장이 안정화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보유세 비율은 OECD 다른 나라와 비교해 낮은 게 사실이다.

2018년 기준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유세 비율은 0.9%로 OECD 평균(1.1%)보다 낮다. 캐나다와 영국이 3.1%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미국(2.7%), 프랑스(2.6%), 호주(1.6%) 등도 우리나라보다 높았다. OECD 전체 국가 중 보유세 순위는 17위로 중간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보유세 개념이 나라마다 달라 속사정을 살펴보면 비율만으로 우리나라의 보유세가 낮다고 자평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발생할 수 있다.

보유세가 가장 높은 영국에서는 보유세를 '소유자'가 아닌 '실제 거주자'가 납부한다. 프랑스에서는 법인이나 임대사업자에게 높은 세금을 요구하는 반면, 1주택 실거주자는 세 부담이 거의 없다.

게다가 지난해 이후 우리나라 보유세도 OECD 평균 수준까지 올라왔을 것으로 보인다. OECD 국가들의 보유세 부담은 매년 하락하고 있지만, 한국은 작년부터 보유세율과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높였기 때문이다. 보유세 납부액의 기준이 되는 공시지가도 상향 조정됐다.

보유세 외 부동산 관련 세금까지 비교해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부동산 매수 시 거래세(취득세)를, 매도할 때는 양도세를 내야 한다. 우리나라의 거래세와 양도세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낮은 수준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거래세 비중은 1.5%로, OECD 국가에서 가장 높다. 미국(0.1%), 일본(0.3%), 독일(0.4%)을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1%를 밑돈다. OECD 평균(0.4%)보다는 4배가량 높다.

영국, 미국 등에서는 일정 가격 이하의 부동산은 비과세인 반면 한국은 취득세를 무조건 내야 한다. 지난 7·10 대책 이후 △주택을 취득하는 사람과 그 배우자의 연간 합산 소득이 7000만원 이하이면서 △1억5000만원 이하의 주택을 취득할 경우 취득세가 전액 면제되지만 실제 혜택을 받는 사람은 극히 일부일 것으로 보인다.

양도세 비율 1.0%까지 더하면 대한민국 납세자의 부동산 세금 부담은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높은 수준이라는 게 대체적 평가다. 미국, 영국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국가는 양도세를 부담하지 않는다.

특히 최근의 부동산 대책으로 거래세·보유세·양도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이 모두 급등했고, 코로나19로 경기 침체가 악화돼 GDP 대비 부동산 세금 비율은 더 높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보유세만 언급해 부동산 세금이 낮다고 발표한 것은 시장에 왜곡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납세자연맹 김선택 회장은 "우리나라보다 보유세가 높은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는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실제 납부금액은 OECD 통계보다 훨씬 낮다"며 "부동산은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려 가격이 결정되고, 세금은 그중 한가지 요인에 불과한 만큼 세금만 올리는 정책으로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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