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샷 찍으시나 봐요" 또 시작된 정치인 '재해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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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요 기자
입력 2020-08-1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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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수진 통합당 의원 페이스북, 심상정 정의당 의원 페이스북]


전국적인 폭우로 곳곳에 산사태, 주택침수 등 막대한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수해복구 인증샷'이 도마 위에 올랐다. 재난현장에서 고위관료와 정치인들이 인증샷만 찍고 사라지는 보여주기식 정치의 전형이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11일 현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수해복구 현장을 찾은 심상정 의원의 수해복구 인증샷을 비난하는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장화에서 광이 날 정도", "쇼라고 치자, 쇼라도 제대로 하던가", "국민들을 대상으로 감성팔이 하지 마라" 등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앞서 심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에서 수해복구 활동을 했다는 글과 함께 현장에서 찍은 사진들을 SNS에 올렸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심 의원은 "집안 가득한 토사를 퍼내고 또 퍼내며 가재도구를 끌어내고 도랑 진흙 바닥에서 평생 간직해온 부모·형제들 사진도 찾아드렸다"고 수해복구 현장에 참여한 소감을 남겼다.

그러나 사진 속 심 의원의 티셔츠는 얼룩 한 점 없이 깨끗했고, 장화에도 흙탕물이 묻지 않았다. 흙탕물이 가득한 수해 현장에서 복구 작업을 했다고 보기 어려운 행색이라는 비판이 나온 이유다. 사진만 찍으러 간 게 아니냐는 비난이 이어지자 심 의원 측은 결국 사진을 삭제했다. 심 의원은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는 않았다.
 

[사진=심상정 의원 페이스북]


심 의원의 수해복구 인증샷은 앞서 또 다른 수해복구 현장에 참여한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의 모습과 비교되며 비난 여론을 키웠다. 태 의원은 지난 6일 충북의 한 수해복구 현장에서 흙탕물을 뒤집어 쓴 채 변기커버 등 망가진 집기를 옮기는 모습으로 호평을 받았다.

정치인과 고위관료의 인증샷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탐사보도 전문매체 뉴스타파는 지난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당시 현장에서 사진만 찍고 사라지는 국회의원과 일부 관료들의 행태에 분통을 터뜨리는 유족들의 이야기를 보도하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최전선에서 일하는 의료진들도 최근 정치인들의 이 같은 행태에 쓴소리를 내뱉었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올해 초 유튜브 채널 '유시민의 알릴레오'에 출연해 "높으신 분들 병원에 안 와주시면 좋겠다"며 "누구 한 명이 윗분 한 분 갔으니까 따라한다고 밑에 분 오시고, 밑에 분 오시고. 자꾸 의전만 강조하지 말고 조용히 와서 둘러보거나 아예 안 와주시는 게(낫다)"고 말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정치인의 재난현장 방문을 바라보는 눈길은 매섭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지난 2017년 초강력 태풍 하비로 큰 피해를 본 텍사수 주 재난현장을 방문했다가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당시 멜라니아 여사는 패셔쇼를 방불케하는 카키색 항공재킷, 발목까지 오는 검은색 바지에 굽이 높은 스틸레토 힐을 신은 모습으로 등장해 맹비난을 받았다. 자연재해로 삶의 터전을 잃고 신음하는 이재민들을 만나기에는 부적절한 차림이라는 지적이 쇄도했다. 

연예·패션 전문 기고가인 마리아 델 루소는 트위터에 "멜라니아는 '홍수구조대 바비' 같다"고 비판했고, TV 극작가 겸 제작자인 브래드 월랙은 "텍사스! 도움의 손길이 오고 있으니 걱정 마라. 멜라니아가 특수 태풍 스틸레토 힐을 갖고 있다"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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