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제로 항공업계] 아시아나 오늘 운명의 날...'네 탓 공방' 끝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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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기자
입력 2020-08-11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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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이 운명의 날을 맞았다.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이날(11일)을 거래 종결일로 정했지만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이 지난 9일 대표이사 간 대면 협상을 제안하면서 새로운 국면이 열렸다. 다만 양측의 대면협상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지 인수 계약 무산의 법적 책임 회피 명분이 될지는 의견이 엇갈린다.

이날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전날 오전 이원태 부회장 주재로 비상경영위원회를 열고 HDC현산 측이 제안한 대표이사 간 대면 협상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HDC현산은 그동안 ‘12주 재실사’를 요구하면서 “만나서 얘기하자”는 채권단과 금호산업의 제안에 서면으로만 대응해왔다. 

대면협상에서는 HDC현산 측이 제안한 '12주 실사' 여부가 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금호산업은 앞서 HDC현산의 12주 재실사 요청을 공식적으로 거부했지만, 이번 만남을 통해 최대한의 신의성실을 다하는 차원의 기간단축을 제시할 가능성도 크다. 기간은 4주 이내로 최대한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아시아나항공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2분기 1000억원이 넘는 흑자를 내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한 점도 협상 테이블에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2분기 글로벌 항공업계가 줄줄이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의 흑자 전환을 이례적인 성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HDC현산의 대면협상 수용 목적을 두고는 업계의 의견이 엇갈린다. 결국 대면협상 수용도 계약 무산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전략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그동안 HDC현산은 "2조5000억원 규모의 대형 M&A에서 거래의 정확성과 투명성을 위해 자료와 입장 전달은 공식적인 문서로 이루어지는 것이 당연하다"며 거듭 대면협상을 거절해왔다. 이번 결정도 향후 지속된 대면협상 거부가 향후 계약 무산 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HDC현산은 대면협상의 목적을 '재실사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며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HDC현산은 "효율적이고 투명한 협의를 통해 인수거래를 종결하겠다는 의지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변함이 없다"면서도 "금호산업에 원만한 거래종결을 위한 재실사 협의에 적극 나설 것을 다시 한번 요청한다"고 밝혔다. 매도인(금호산업)의 선행조건 충족의무가 여전히 이행되지 않았으므로 인수종결을 위해 인수상황 재점검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채권단과 금호산업도 이 같은 향후 매각 무산에 대비한 플랜B를 준비하고 있다. 금호산업은 매각 무산에 대비해 별도의 태스크포스 팀을 꾸리고 구주 매각대금을 이용한 자금 운용 계획을 수정하고 있다. 최대현 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매각이 무산될 때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시장 안정 도모 및 유동성 지원, 영구채 주식 전환 등을 통한 채권단 주도의 경영 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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