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과 고문 사이의 아시아나·이스타 ‘인수전’... 그래도 미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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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20-08-11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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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코로나19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예상처럼 적자폭이 커지면서 이스타항공에 이어 아시아나항공 ‘빅딜’ 무산의 명분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코로나19를 벗어날 경우 V자 반등이 예상되는 만큼 업계의 ‘버티기 전략’은 지속될 전망이다.

FSC 화물 바탕 선방... LCC 대규모 적자 이어가
10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제외한 국내 항공사들이 2분기에도 적자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선방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화물 수송을 기반으로 적자는 면했지만, 매출은 반토막이 났다. 대한항공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0% 감소한 1조6909억원에 그쳤다. 아시아나항공도 같은 기간 매출이 91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7%나 줄었다.

제주항공을 비롯한 저비용항공사들은 이보다 더 상황이 심각하다. 매출뿐만 아니라 영업이익도 적자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8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제주항공의 경우 1분기 영업적자가 847억원에 달한다. 이를 포함한 상반기 누적적자는 1500억원을 넘어섰다.

오는 14일 실적발표를 앞둔 진에어 등 다른 LCC도 대규모 적자를 면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선을 중심으로 활로를 찾고 있지만, 고정비용과 출혈 경쟁 등으로 적자경영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3분기 전망도 회색빛이라는 점이다. 성수기인 지난 7월만 해도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으로 업계에 우울한 분위기를 더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더해 장마도 길어지면서 3분기 실적 회복이 쉽지 않아 보인다”며 “항공업계가 버티기를 이어가고 있지만, 일본의 경제 도발 등으로 체력이 고갈된 상태에서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실적이 올해 항공업계의 빅딜로 꼽혔던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 매각 실패의 쐐기를 박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각각의 인수주체였던 HDC현대산업개발과 제주항공이 포기할 수밖에 없던 명분으로 작용하고, 차후 새로운 도전자에게도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한국 이미지 개선... 향후 여객 수요 바탕으로 V자 반등 기대
하지만 새로운 인수주체들도 꾸준히 거론되면서 여전히 항공업계에 희망이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미래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있다는 방증이다. 실제 코로나19 이후 항공업계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례로 한국관광공사 미국 뉴욕지사는 최근 현지 업계를 대상으로 한 여론 조사에서 한국 여행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여행업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37.8%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국 여행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답했다. 여행업계 종사자의 77.6%는 소비자들에게 한국 여행을 추천할 의향이 있으며, 72.0%는 한국으로의 여행상품을 판매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유럽에서도 코로나19 확산 사태 이후 한국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있다. 베를린자유대 한국학연구소와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대학교가 공동 진행한 '유럽·한국프로그램 연구팀에 따르면 독일과 영국, 이탈리아, 스웨덴, 체코, 폴란드 등 12개국의 전문가들은 한국의 방역 모델을 바탕으로 ‘긍정적 인식’을 보내고 있다.

이은정 베를린자유대 한국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에서 한국이 위기 극복의 모범적인 사례가 됐다”면서 “다만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면서도 문화에 대한 왜곡된 이해가 더 부각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국내 항공업계의 ‘캐쉬카우(현금창출원)’인 중국과 일본도 한국에 대한 여행 제한 조치 해제 움직임 등 변화를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5일부터 한국인 유학생과 취업자 등에 대한 사증 발급을 재개했으며, 최근 현지 최대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도 한국 여행상품의 판매를 다시 시작했다. 일본도 최근 한국에 대한 비자 제한 조치를 해제할 것을 예고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한한령과 일본의 경제도발, 코로나19로 이어지는 악재를 항공업계가 버틸 수 있는 데는 그 성장 가능성에 있다”며 “적어도 1년 이내에 정상화는 요원하지만, 다시 회복될 수 있는 신호들이 최근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은 9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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