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백신 주권화 탄력…백신 확보 위한 ‘국제 연대’ 필요”

황재희 기자입력 : 2020-08-03 16:55
성백린 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 “양방향 협력 있어야” 국내서 백신 생산 시 전량 넘겨주지 않는 권리확보 필요

대한병원협회(KHC) 코로나19 특별 온라인 컨퍼런스에 참석한 성백린 교수 [사진=유튜브 캡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확보를 위해 ‘백신 주권화’ 설립 주장이 탄력을 받는 가운데, ‘국제 연대’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백신 주권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국제 연대를 통해 양방향 협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성백린 백신실용화기술개발사업단장(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은 최근 재단법인 여시재가 진행한 세미나에서 백신 확보의 중요성을 놓고 이 같이 밝혔다.

백신실용화기술개발사업단은 정부가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지난 4월 출범시킨 조직이다. 성백린 초대 단장은 과거 발발한 감염병을 몸소 체험하며 백신주권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실제로 2일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과 영국, 일본 등 부국들이 이미 다국적제약사와 백신 13억회 분량의 선구매 계약을 진행했다고 보도하며, 이 같은 백신 선점에 따라 당분간 나머지 국가에 백신 조달이 불투명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성 단장은 “백신은 제약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 밖에 되지 않을 만큼 작지만 임상시험에는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 진입장벽이 매우 높다”며 “백신은 또 개발하면 병원체가 사라져 돈이 되지 않기 때문에 국내 시장의 경우 더 작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보니 국내에서는 평소 (백신)수입에 의존하는데, 코로나19 사태와 같이 아웃브레이크가 오면 수요가 확 늘어나고 물량을 확보할 수 없게 된다”며 “때문에 스스로를 보호하자는 자각이 생겨 ‘백신 주권을 ’확립하자‘는 캐치프레이즈까지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백신 주권화에 앞서 ‘국제 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 단장은 “한국은 코로나에 있어 K-방역에 성공했지만, 백신 분야에서는 그렇지 않다”며 “우리가 백신연합 등에 평소 돈도 많이 내고 저개발 국가에 대한 지원을 꽤 해왔다면 앞으로 백신이 나왔을 때 순조롭게 구매를 할 수 있겠으나,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백신 시장이 규모가 작고 투자 대비 수익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100% 주권화로 갈 수는 없어 연대와 협력 속에서 주권화를 모색해야 한다”며 “정부가 지원하고 민간이 개발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쉽게 생각할 수 있는데, 우리 수준은 그렇게 되지 않기 때문에 양방향 접근(dual approach)으로 가야 한다. 즉 국제 기여에 대해 우리가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제넥신을 포함한 10개 기관 및 기업에서 백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지난 6월 2종의 백신 후보물질에 대해 국내 임상시험 계획이 승인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학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인 ‘AZD1222’의 글로벌 공급을 위해 아스트라제네카 및 보건복지부와 3자간 협력의향서를 체결한 바 있다.

성 단장은 “SK바이오사이언스는 FDA가 제정한 GMP(의약품우수제조관리기준) 수준의 백신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어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백신을 생산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데, 여기서 단순히 생산해 전량 넘겨주는 것은 국가 위기상황 타개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연간 2억개의 백신을 생산해도 국내에 남기지 못하는 상황이 와서는 안되고 국내에서 생산한 백신의 일부를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권리확보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여기에는 ‘선구매계약(APA)’을 통해 국가의 수요를 충적시키는 딜을 진행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성공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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