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단체 '행정소송'에 UN 면담까지…통일부 北인권문제로 진땀

정혜인 기자입력 : 2020-07-29 10:58
인도협력국장, 30일 유엔 北인권특별보고관과 화상면담 정부 등록단체 사무검사 등 北 인권문제 관련 현안 논의 탈북민단체 2곳, 정부 법인 허가 취소처분 불복 행정소송
통일부가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해 진땀을 흘리고 있다. 대북전단 살포 문제와 관련 북한이탈주민(탈북민) 단체와 대립하는 상황에서 유엔 측이 정부의 북한인권단체 관리 강화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통일부는 오는 30일 오전 10시 정부서울청사 영상회의실에서 토마스 오헤아 퀀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과 화상면담을 진행한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2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내일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과의 면담은 요청에 따라 인도협력국장과 화상면담을 한다”며 “구체적인 시간은 현재 협의 중”이라고 했다.

여 대변인은 “이 화상면담에서 민간단체 사무검사를 포함해 최근 북한인권 관련 전반적인 사항들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현안 관련해서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특별보고관이 요청한 사항에 대해 설명하고, 북한 인권에 대한 양자 간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화상면담은 통일부의 ‘해명의 자리’가 될 듯하다. 정부의 등록법인 사무검사 취지와 대북전단 살포 관련 탈북민단체에 대한 규제가 과도하다는 국제사회의 비판에 충분한 입장을 표명을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앞서 퀀타나 보고관은 앞서 미국의 소리(VOA) 등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통일부의 등록법인 사무검사 진행 계획에 대해 쓴소리를 낸 바 있다. 당시 퀀타나 보고관은 인터뷰에서 “북한인권단체와 관련해 한국 정부가 진행 중인 검사에 관한 상세 내용을 듣기 위해 한국 정부와 접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22일 밤 경기 파주에서 탈북단체가 보낸 대북전단 살포용 풍선이 23일 홍천군 서면 마곡리 인근 야산에 떨어져 경찰이 수거하고 있다. 발견된 대북전단 살포용 풍선은 2∼3m 크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일가의 사진이 부착돼 있다.[사진=연합뉴스]


북한이 대북전단 살포 문제를 앞세워 남측과의 통신연락선을 차단하고,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자 정부는 대북전단을 살포한 탈북민단체들에 대한 조치를 강화했다.

통일부는 정부의 경고에도 대북전단을 뿌린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과 큰샘을 경찰에 수사 의뢰하고, 해당 단체들의 통일부 등록 비영리법인 설립 허가 취소처분을 내렸다. 또 이를 계기로 등록법인 사무검사도 계획했다.

통일부는 “(비영리법인) 단체들이 등록된 요건에 맞게 적정하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며 “(단체 측이 제출한) 서류를 보면서 (허가 요건과) 맞지 않는 부분들에서 보완하고 시정하도록 저희가 협조를 요청해 나갈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하지만 관련 단체들은 통일부가 대상 단체 선정 기준과 원칙없이 사무검사를 일방적으로 강요하고 있다고 반발하며 ‘통일부 사무검사’가 또 다른 블랙리스트라고 주장했다.

퀀타나 보고관도 “최근 북한은 두 개의 별도 성명에서 또다시 탈북민들을 모욕하고 위협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한국 정부는 이런 움직임과 행동으로 탈북민들에게 압박과 압력을 가하기보다는 반대로 안전과 보호를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가 지난 6월 26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 있는 탈북민 단체 ‘큰샘’ 사무실로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통일부가 소관 비영리 민간단체들에 대한 점검도 문제가 되고 있다.

통일부는 최근 북한인권개선·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 2개분야에서 통일부에 등록된 민간단체들에 ‘비영리 민간단체 등록요건 점검 요청’이라는 공문을 보냈고, 민간단체 측은 ‘결사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여 대변인은 “저희는 법에 따라서 정해진 사무검사를 하는 것이고, 또 강제적인 수사도 강제적인 조사도 더더욱 아니다”라며 “이것이 특별한 사항이 아니라 우리 통일부 등록단체들에 대한 공신력을 점검하는 차원이기 때문에 결사의 자유와는 아무런 관계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일부의 등록단체 관리 강화가 문제가 되는 사이 ‘법인설립 취소처분’을 받은 자유북한운동연합과 큰샘은 통일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은 지난 27일 자유북한운동연합과 큰샘을 대리해 서울행정법원에 통일부를 상대로 설립허가 취소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내고 본안 소송 판결 시까지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집행정지도 신청했다. 정부가 대북전단 살포 행위가 남북 관계에 위기를 조성하고,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한다는 이유로 내린 결정이 탈북민단체와의 법적 다툼까지 이어진 것이다.

한편 법원이 탈북민단체 측의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하며 통일부의 취소처분 효력은 일시 중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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