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점 돌아간 항공 ‘빅딜’, 업계 새주인 등장 가능성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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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20-07-29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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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가 매수 기회... 가능성 배제 못해

  • 아시아나·이스타항공도 플랜B 염두

  • 과거 인수 제의했던 그룹들 재조명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을 중심으로 한 항공업계 ‘빅딜’이 무산 수순을 밟으면서 새로운 매수자 출현 가능성에 대해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이라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이들 항공사를 저가에 매수할 다시없는 기회인 만큼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는 분위기다. 국유화까지 거론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이스타항공도 공식적으로는 부인하고 있지만, 플랜B의 하나로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이 시장에 나올 당시 주요 인수 후보로 꼽혔던 CJ그룹이 실제 이스타항공의 인수 의향을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알려진 인수전 참여 그룹 중 가장 큰 규모다. CJ그룹은 국내 재계 순위 13위(2019년 자산기준)다.

CJ그룹은 지난해 9월께 이스타항공에 인수 의사를 타진했으나, 뒤늦게 합류한 제주항공의 모회사인 애경그룹에 인수가격과 구조조정 규모 등에서 불리한 조건을 제시해 불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CJ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이 매물로 나왔을 때도 꾸준히 인수 후보군의 하나로 꼽혔다. 자금력이 풍부하고 계열사인 CJ대한통운과 물류사업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최근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하면서 다시금 CJ그룹이 조명 받는 이유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예외적으로 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도 좋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애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인수 시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CJ대한통운의 올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6418억원, 783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4.2%, 9.1% 증가한 수치다.

다만 CJ그룹 관계자는 "이스타 항공 측에 인수를 제안한 바 없다"며 "밝힐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공식적으로는 부인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도 기존 빅딜이 사실상 물 건너가면서 새로운 인수주체를 모색하고 있다. 실제 이날 이스타항공은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신규 투자자가 이르면 이달 안에 결정된다”며 “1개 법인과 3개 펀드가 대상으로 고려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상직 전 이스타항공 회장(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금은 회생하고 좋은 투자자를 만나는 게 중요하다”며 “경영진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전 회장은 다음 주께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와 함께 '이스타항공 살리기'를 위한 청사진을 제시할 계획이다.

이는 정부가 지난 23일 “이스타항공이 내놓을 플랜B를 보고 지원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도 “파산이나 폐업에 이르기 전에 이스타항공이 플랜B를 내놔야 정부에서도 지원을 결정할 수 있다”며 정부 지원의 전제로 이스타항공 자구안 마련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이는 그나마 낙관론에 근거한 얘기다. 외부적으로 드러나 있는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상황은 인수 주체를 위협할 만큼 위험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주체인 HDC현대산업개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지난해 12월 계약 체결일 이후 올 들어 4조5000억원 이상 늘었다. 이스타항공은 이미 완전자본잠식(마이너스 1042억원)에 빠진 상황이다, 체불임금과 조업료, 유류비 등 미지급금이 1700억원에 달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회사를 문 닫는 얘기가 아니라 이를 중심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생계가 달린 문제”라며 “코로나19라는 일시적인 문제가 우리 항공업계의 생태계를 무너뜨리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인천공항 제1터미널 주기장에 아시아나항공 항공기가 멈춰서 있다.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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