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마약 대금만 보내고 물건 못 받아도 ‘매매착수’로 처벌"

신동근 기자입력 : 2020-07-27 08:49
대마 등 마약류 판매자에게 돈을 보냈다면 물건을 받지 못했더라도 ‘마약류 매매 착수’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대마)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에게 일부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12월 마약 판매자로부터 대마와 엑스터시 등을 구매하기 위해 4차례에 걸쳐 8만∼70만원을 각각 송금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판매자는 A씨에게 마약을 한번만 전달했다. 결국 A씨는 나머지 3건의 거래에서는 대금만 지불하고 물건은 받지 못했다.

1심은 4건의 거래모두 유죄로 인정해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거래가 일부 미수에 그친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이미 대마관련 범죄로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상태라며 범죄를 반복적으로 저질러 죄책이 무겁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2심은 물건을 지급받은 1건만 유죄로 보고 형량을 징역 10개월로 낮췄다.

2심 재판부는 “마약류 매매대금만 지급한 것을 마약류의 처분 권한이나 점유를 매수인에게 넘기는 '매수의 실행'으로 보기 어렵다”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매를 매수하기 위한 준비행위에 해당해 대마매매 예비죄는 성립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판단은 다시 바뀌었다.

대법원은 “법이 금지한 마약류 매매 행위는 '매도·매수에 근접·밀착하는 행위'가 있었을 때 '싱행의 착수'가 이뤄졌다고 봐야한다”며 “대금을 송금했다면 마약류 매수행위에 근접하는 행위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원심은 마약류 매수 실행의 착수시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시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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