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강세장 주력군 '90허우'…'새로운 부추' 될까

배인선 중국본부 팀장입력 : 2020-07-13 15:13
우리나라 '동학개미'…중국엔 '청년부추' 신규 주식계좌 개설의 30% 차지 '목돈' 없는 사회초년생 빚내서 투자 '우려'도

중국은 개미투자자를 '부추'라 부른다. 중국증시에서 외국인에 늘 베이는 '부추'를 풍자한 삽화.  [사진=바이두]


"나를 왕만창(王滿倉)이라고 불러주세요."

중국 주링허우(90後, 1990년대생을 일컫는 말) 세대인 왕(王)씨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프로필 문구다. '만창'은 모든 자금을 주식에 쏟아붓는다는 뜻이다.

왕씨는 지난 11일 중국경제주간과의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새로운 부추(新韭菜)'라고 소개했다.

중국에서 부추는 개인투자자를 일컫는 말이다. 윗 부분을 잘라내도 또 자라나는 부추처럼 증시에서 투자 '큰손'인 기관과 외국인에게 매번 '베인다', 즉 이용당한다는 뜻에서 붙은 별명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동학개미'라 할 수 있다. 중국 증시의 개인투자자 비중은 70%에 달하고 있다. 

중국경제주간은 올해 중국 증시 강세장 속 왕씨와 같은 주링허우가 새로운 투자 주력군으로 떠올랐다고 소개했다. 궈타이쥔안 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내 신규 개설된 주식계좌 수가 전월보다 30% 이상 늘었는데, 이 중 주링허우 비중이 30% 이상으로 가장 높았다. 

실제로 왕씨 주변 친구들이 너도나도 주식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그가 대학 동기들과 만든 SNS 주식투자 단체 대화방 이름은 '우리는 부추가 되지 않을 거예요'다. 과거 2008년이나 2015년 중국 증시 대폭락 속 거액을 잃은 옛 '선배'들처럼 되지 않고 '새로운 부추'가 되겠다는 각오로 지었다. 

왕씨는 친구들끼리 서로 욕심부리지 말자고, 주가가 3%만 오르면 팔고, 들어본 적이 없는 신생 종목엔 투자하지 말자고 얘기한다고 전했다. 왕씨가 최근 유심히 보고 있는 건 대형주와 중국 반도체기업 중신궈지(中芯國際·SMIC) 상장 테마주다.

왕씨는 최근 주식 투자를 '열공'하곤 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는 "워낙 빠릿빠릿 움직여야 해요. '배틀그라운드' 게임보다 더 피곤하네요"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주링허우 투자 성향은 어떠할까?  최근 톈린 은하증권 애널리스트는 주링허우 부추의 특성을 세 가지로 정의했다. △원금이 평균 5만 위안(약 857만원) 이하로 적지만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주식 투자 공부 열정도 강렬하고 △리스크를 감당할 용기도 있지만 은근히 신중해서 대다수가 빚을 내서 투자하는 건 꺼린다는 것. 

다만 최근 들어 중국 주식시장 강세장 속 주링허우들도 '벼락부자'의 유혹을 뿌리치긴 어려운 형국이다. 일각에선 이제 막 사회초년생으로 목돈이 없는 주링허우들이 웨이리다이나 알리페이 같은 모바일 신용대출 서비스를 통해 돈을 빌려 투자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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