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이재용의 ‘당연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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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훈 기자
입력 2020-07-09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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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알지 못했죠 / 우리가 무얼 누리는지~’

지난 6월 5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56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아역 배우들이 불러서 감동을 준 노래 ‘당연한 것들’의 일부다.

가수 이적이 작사·작곡한 곡이다. 우리가 당연하게 누렸던 일상이 코로나19로 망가져 버린 것에 대한 소회와 평범한 일상이 다시 돌아오길 기다리는 희망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이 노래가 듣는 이의 심금을 울린 것은 문화·예술인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가사 내용을 담았기 때문이다. 문득 기업인으로서 ‘당연한 것’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한 명이 더 떠올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그는 전날 검찰의 구속영장 발부 소식을 들은 뒤 자택에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준비하는 중이었다.

이 부회장은 기업인의 당연한 일인 ‘경영’보다 검찰 조사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검찰은 1년 8개월 동안 50여 차례의 압수수색과 430여회의 소환 수사에 나섰다. 이런 상황에 어떤 기업인이 제대로 경영에 집중할 수 있을까.

한국에서 기업을 하기 얼마나 힘든지 보려면 이 부회장의 지난 4년을 보면 된다. 2016년부터 4년간 진행된 검찰 수사와 재판, 1년여 동안 구치소 생활, 계속된 압수수색과 수사. 마치 이 수사는 이재용의 구속을 결말로 쓴 드라마 대본이 있기라도 한 것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이런 검찰 수사가 공정한지 봐달라는 삼성 측의 요청에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도 열렸다.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수사심의위원 13명 중에 10명은 ‘불기소’를 권고했다. 검찰 기소가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검찰은 수사심의위의 권고는 권고일 뿐이라며,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강행 수를 둘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럼에도 이 부회장은 당연한 일을 하는데 부지런함을 보였다. 지난 1월 브라질 생산법인 방문을 시작으로 7월 6일 삼성전자 C랩까지, 이 부회장은 무려 13차례나 현장을 방문해서 경영 현안을 챙겼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기업인의 가장 기본적인 덕목을 실천한 셈이다.

국가적으로 중요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데 힘을 보태기 위해서 삼성그룹 차원의 기부뿐 아니라 기술 지원 등에도 나섰다. 삼성의 기술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은 마스크와 진단키트 생산량이 대폭 향상되는 효과를 거뒀다.

문재인 대통령과 일자리 창출 약속을 허투루 생각하지 않고, 코로나 상황에도 올해 대규모 투자와 채용에 나서고 있다.

대국민 사과에서 밝혔던 건전한 노사문화도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 이 부회장의 약속이 한 달이 지나기도 전에 삼성 계열사는 노사관계 자문그룹을 두는 등 실질적인 노사 정책을 내놓고 있다.

“목숨을 걸고 생명을 지키기 위해 나선 의료진 공동체를 위해 발 벗고 나선 자원봉사자,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배려를 실천하는 많은 시민, 이들을 보면서 무한한 자긍심을 느꼈습니다.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 많은 것을 되돌아보게 됐고 제 어깨는 더 무거워졌습니다. 대한민국의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습니다.”

이 부회장이 지난 5월 밝혔던 대국민 사과문의 일부다. 이 부회장이 기업인으로 약속한 당연한 것들을 할 수 있도록 검찰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 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월 6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기 전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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