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돌파구 찾는 영화계…시네마틱 드라마 'SF8'이 가져올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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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0-07-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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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와 OTT 서비스 웨이브에서 방송될 'SF8'[사진=시네마틱 드라마 'SF8' 포스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문화·연예계는 패닉 상태다. 극장가는 관객의 발길이 끊긴 지 오래고 영화사들은 개봉을 미루며 발만 구르고 있다. 업계는 '생존'을 건 변화를 시도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아직까지 눈에 띄는 성과는 얻지 못했다.

코로나19 장기화가 불가피해지자 영화계는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한 움직임을 보였다. 시네마틱 드라마 'SF8'이 대표적인 예. OTT 산업만이 성장세를 보이는 상황 속 다양한 플랫폼 상영을 준비 중인 'SF8'이 업계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네마틱 드라마 'SF8'은 MBC와 한국영화감독조합(DGK), OTT 플랫폼 웨이브(wavve), 영화 제작사 수필름이 힘을 합쳐 제작하는 한국판 오리지널 SF 앤솔러지(anthology) 시리즈다.

8명의 감독이 근미래의.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로봇, 게임, 판타지, 호러, 초능력, 재난 등 다양한 소재를 다뤄 8편의 개성 있는 한국형 SF 장르물을 만들어냈다.

총괄 기획을 맡은 민규동 감독을 비롯해 노덕, 한가람, 이윤정, 김의석, 안국진, 오기환, 장철수 감독이 각 에피소드를 연출하고 배우 이유영, 예수정, 이연희, 이동휘, 이시영, 하준, 김보라, 최성은, 장유상, 이다윗, 신은수, 최시원, 유이, 하니(안희연) 등 16명의 배우가 주연을 맡았다.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시네마틱드라마 'SF8' 제작보고회에 출연 배우들과 감독들이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SF8'은 영화와 드라마의 결합하고 다양한 상영 조건으로 관객과 만난다는 점이 특징이다. 각각 50분 내외로 짧은 러닝타임을 가진 영화 8편은 오는 10일 웨이브를 통해 선공개되고 이후 8월 17일부터 MBC에서 방영된다. 7월 9일 개최되는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도 상영될 예정이다.

지난 7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SF8'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민규동 감독은 영화감독들이 극장이 아닌 새로운 플랫폼에서 영화를 공개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설명했다.

민 감독은 "극장 개봉이 주는 자본의 압박에서 벗어나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원하는 대로, (영화와) 다른 길이감으로 관객과 만나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MBC 최승호 사장의 제안으로 'SF8'을 구상했고 1년 반 정도의 시도 끝에 새로운 플랫폼에서 프로젝트를 론칭할 수 있게 되었다는 설명이었다.

영화와 드라마의 크로스오버도 도전이지만 극장 아닌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관객과 만난다는 점도 영화 감독들에게는 큰 도전이었다.

민 감독은 "처음 이 프로젝트에 도전할 때 무모하다며 말리는 분도 많았고, 저 역시 배우분들과 감독님들이 가보지 않은 길을 함께 가주실까 걱정이 있었다"라면서도 "막상 이 프로젝트를 진행해보니 감독님들이 행복해하는 걸 옆에서 지켜봤다. 이 과정과 결과가 주변 영화인에게도 전파돼서 이런 도전을 쉽게 받아들이게끔 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플랫폼에 관한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 상영 조건이 달라지고 있는 현실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민규동 감독은 "극장 환경의 변화가 있어서 영화가 기존의 방식으로만 소비되진 않겠다는 두려움과 질문이 있었다. 우리 작품이 공개되고 누군가 영감을 받고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다면 내적, 외적으로 큰 변화가 생길 것이다. 다른 프로젝트로 이어질 가능성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화 제작사, 방송사, OTT 서비스가 결합한 'SF8'은 관객들에게 새로운 관람 환경을 조성한 점도 눈에 띄지만, 감독들에게 새로운 작업 환경을 만들어주었다는 점도 인상 깊다.

노덕 감독은 "상업 영화는 굉장히 많은 이해관계가 들어와 시나리오 과정부터 감독의 창작성에 대해 100% 지지를 받지는 못하는데, SF8은 감독이 하고픈 대로 지지해줬다"라고 밝혔다.

민규동 감독도 "상업 영화는 시나리오부터 캐스팅까지 투자와 관련해 많은 필터링을 거쳐야 하는데 이번 프로젝트는 이미 결정된 조건으로 촬영하는 식이라 감독들이 원하는 대로 작업했다. 이는 현 영화 제작 상황에서는 실현되기 어려운 조건"이라고 거들었다.

새로운 작업인 만큼 기존 영화계에서 보기 힘든 'SF' 장르를 선택해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안긴다.

민규동 감독은 "SF라는 장르는 아직 우리가 서구 장르로 터부시해와서 보여주지 않은 게 많다. 이번 작업도 새롭다고 할 순 없지만, 놀이터가 달라지면 색이 달라진다는 걸 느꼈다. 많은 다른 시도들이 영화든 OTT 콘텐츠든 큰 물결로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영화 대부분 원작 소설을 근간으로 한다. 현재 국내 20~30대 젊은 작가 중에 SF 장르를 쓰지 않는 작가가 거의 없을 정도다. 그 정도로 지금 많은 작가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한국적이며 인간적인 SF 장르적 구조 안에서 고민하고 있다. 이번 8개 작품은 그 문학적 에너지를 영화와 결합하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SF8' 메인 예고편 캡처[사진=해당 영상 캡처]


SF 장르를 구현할 VFX(Visual Effect, 특수영상·시각효과), CG(Computer Graphics) 등에 관한 궁금증에 관해서도 답했다.

민규동 감독은 "SF 장르가 주는 선입견 중 하나가 시각적 효과지만, 하위 장르를 보면 그렇게 시각적으로 승부하는 영화만 있는 건 아니다. 한국인의 얼굴과 과학적 묘사가 붙었을 때 관객들이 낯설어할 수도 있겠지만, 이야기 안에서 필요한 시각적 효과는 충분히 구현됐으며 그 낯선 이질감도 저희가 즐겁게 돌파해야 할 요소"라고 전했다.

한편 'SF8'은 '간호중'(민규동 감독), '만신'(감독 노덕) 이연희·이동휘, 이유영·예수정, '블링크'(한가람 감독) 이시영·하준, '우주인 조안'(이윤정 감독) 김보라·최성은, '인간증명'(김의석 감독) 문소리·장유상, '일주일 만에 사랑할 순 없다'(안국진 감독) 이다윗·신은수, '증강콩깍지'(오기환 감독) 최시원·유이, '하얀 까마귀'(장철수 감독) 안희연·신소율 등으로 꾸려진다.

오는 10일 웨이브 독점 공개된 뒤 8월 17일부터 MBC에서 방영된다. 러닝타임은 50분 내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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