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실탄 6조 '장전'…하반기 M&A 시장 '큰손'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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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0-07-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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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부등급법 부분 승인…BIS비율 개선

  • 아주캐피탈 완전인수에 적극 행보 예상

우리금융지주가 추가 출자여력을 확보하는 데 성공하면서 올해 하반기 금융사 M&A 시장에서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M&A에서 '돈줄' 역할에 그쳤으나 올해 하반기부터는 최종적인 인수·합병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해 1월 재출범한 우리금융지주는 단숨에 금융권 M&A 판도를 주도할 것으로 관심을 모았다. 금융지주사 체계로 탈바꿈한 만큼 다양한 금융계열사를 거느려 포트폴리오를 완성할 것이라는 시각에서다.

실제 우리금융은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롯데카드와 MG손보 등 굵직한 금융사 인수전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그러나 최종 인수자로서의 면모를 보이지 않고 2대 주주나 인수금융을 주선하는 보조자 역할을 맡아왔다.

지난해 롯데카드 인수전에서는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이뤄 지분 79.83%를 인수하는 데 성공했으나 우리금융 몫은 20%에 그쳤다. MG손보의 대주주 변경 과정에도 참여해 사모펀드인 JC파트너스 조성한 펀드에 200억원을 출자했으나, 아직까지는 다수의 출자자 중 하나에 불과하다. 재출범 초기 금융권의 예상과는 달리 매우 소극적인 행보다.

 

*2020년 3월 말 기준.[사진=금융감독원]

이는 우리금융지주의 자본건전성이 취약했던 영향이 크다. 우리금융지주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올해 3월 말 11.79%에 불과하다. 이는 은행을 계열사로 둔 금융지주 중 최저치다. 아울러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0%와 시스템적 중요은행지주(D-SIB)로 인정받기 위한 BIS비율인 11.5%를 가까스로 상회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부터는 BIS비율 개선에 성공해 인수금융 측면이 아닌 독자적인 M&A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달 말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내부등급법 일부 승인을 받았기 때문이다.

내부등급법은 금융사가 자체적으로 추정한 부도율(PD), 손실률(LGD) 등을 감독당국으로부터 인정받아 위험가중자산(RWA) 산출 시 적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통상 금융권에서는 내부등급법 도입으로 RWA가 줄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상승해 출자 여력이 커진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지주의 내부등급법 일부 승인으로 BIS비율이 1%포인트가량 제고되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우리금융지주의 위험가중자산이 237조830억원, BIS기준 자기자본이 27조9520억원임을 감안하면 BIS비율 1%포인트 제고를 통해 확보되는 출자여력은 2조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금융권은 향후 우리금융지주가 내부등급법 완전 승인을 받게 되면 약 2~3%의 BIS비율 제고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최대 6조원의 출자여력이 확보될 수 있다는 의미다.

내부등급법 승인 작업이 마무리되면 우리금융지주는 M&A 시장에서 단숨에 큰손으로 떠오르게 된다. 이 경우 우리금융은 아주캐피탈과 롯데카드, MG손보 등 간접적으로 투자한 금융사를 완전히 확보하는 데 주력할 수 있다.

특히 아주캐피탈은 현 대주주인 웰투시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지분 74.04%에 대해 우리금융이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다. 아주캐피탈은 연간 1000억원 수준의 순이익을 꾸준히 내고 있는 알짜 회사로 꼽힌다. 아주캐피탈을 확보하면 자회사인 아주저축은행을 한꺼번에 인수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다만 롯데카드와 MG손보는 각 업권에서 다소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때문에 이들보다는 새로운 매물을 인수하는 데 주력할 수 있다. 우리금융의 금융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는 데 가장 필요한 생보사나 금융투자사 인수를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내부등급법 승인 작업을 마무리하면 출자 여력이 커지는 만큼 더욱 적극적으로 M&A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며 "아주캐피탈 인수 건을 비롯해 다른 M&A에 대해서 다각도로 접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우리금융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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