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지은, "서른 넘어 첫 지상파 주연···제가 바로 인턴들의 모범사례가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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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기자
입력 2020-06-2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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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다 꼰대적인 성향이 있죠. 하지만 내가 경험하고 생각한 것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마음이 '꼰대'인 것 같아요. 그런 것들에 대해 한번쯤 돌아보고 반성할 수 있는 마음의 크기를 가진 사람을 좋은 꼰대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MBC 수목드라마 '꼰대인턴'(극본 신소라, 연출 남성우)은 세대 간의 갈등과 수직적인 조직 문화에서 발생하는 이른바 '갑질', '꼰대' 문화를 유쾌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배우 한지은(30)은 이번 작품에서 '준수식품' 인턴사원 이태리 역으로 분해 직장인들의 마음을 대변했다. 한지은이 연기한 이태리는 아직 업무 능력을 서툴지만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열혈 인턴이었다. 또한 불의의 상황을 보면 참지 못하는 정의감과 할 말은 다 하는 '사이다' 같은 매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사진= HB엔터테인먼트 제공 ]

26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가진 한지은은 "꼰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있었지만, 이번 작품에 출연하며 그들의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됐어요"라고 말했다.

"결국 꼰대 성향은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얼마나 이해하고 못하느냐의 차이인 것 같아요. 꼰대 자체가 나쁜 것 같진 않아요. 현장에서도 '최소한 좋은 꼰대가 되자'는 얘기를 많이 했어요."

한지은은 '꼰대인턴' 속 '준수식품' 시니어 인턴 이만식 역의 배우 김응수(59)와 남다른 부녀 케미를 뽐내며 재미를 더했다. 그는 촬영 중 기억에 남는 시청자의 반응에 대해 "'이만식과 이태리가 닮았다'는 말이 제일 재밌었어요"라며 웃었다.

"감독님도 점점 이태리가 이만식을 닮아간다고 하더라고요. 현장에서도 저는 김응수 선배님을 아빠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보니 알게 모르게 닮아갔나 봐요. 선배님이 저에게 '너처럼 편하게 날 대하는 후배는 처음 봤다'고 하시더라고요. 하하. 선배님이 편하고 즐겁게 연기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이끌어주신 덕분에 그런 '케미'가 나오지 않았나 생각해요."

또 한지은은 “단체 대화방이 있는데 선배님이 매일 아침에 꽃 사진을 보내주시고 좋은 글귀 이런걸 보내주시는데 저희 아빠랑 너무 닮으신거에요. 그게 너무 귀여우면서도 좋고 그런데 어느 순간 저희에게 일상이 됐어요. 항상 비슷한 시간에 보내시는데 하루 늦게 오거나 그러면 ‘오늘은 왜 없지?’ 이런 생각을 할 정도였어요”라고 말했다.

[사진= HB엔터테인먼트 제공 ]

이태리는 극 중 마케팅영업팀 팀장 가열찬(박해진 분), 대표이사 남궁준수(박기웅 분)와 삼각관계를 이루기도 했다. 한지은은 둘 중 한 명을 선택해야 한다면 '가열찬'을 꼽겠다고 했다. 그는 "확실하게 표현해주는 건 남궁준수였지만, 서사적으로 실수를 깨닫고 반성하고 돌아오는 가열찬이 더 멋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상대배우 박해진에 대해서도 “박해진 선배님은 김응수 선배님과 주축이 돼 이끌어가야 하는데 현장에서 되게 묵묵히, 뒤에서 서포트를 해주셨어요”라며 “눈치가 빠르시고 전체를 보는 스타일이신 것 같아요. 안보는 듯 하면서 다 보고 있으시더라고요. 저희가 어려움을 겪거나 혼란을 겪거나 고민이 있거나 헤맨다 싶으면 먼저 다가와서 잘 넘길 수 있게 조언도 해주고 도움이 되어 주셨어요”라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어 “선배님을 보면서 편안함도 많이 생겼어요”라며 “태리가 자유로워야지 나올 수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선배님이 많이 도움이 되어주셨습니다다”고 덧붙였다.

특히 한지은은 매회 '이라꽁(이번엔 라면에 꽁치를 넣어봤어요)'. 주꾸미, 라면뮤즈, '사이다' 등 다수 분장과 코믹한 장면을 소화하는 등 극중 코믹을 담당한 이태리를 연기하며 다양한 경험을 했다고.

한지은은 "투톤헤어로 시작해서 머리를 잘리고 파마머리도 해보고, 갑자기 그랬는데 부녀가 밝혀지고 취업 비리까지 연루돼서 경찰서도 가고 정말 재미있었어요. 한 드라마 안에서 이렇게 많은 변화들을 겪어볼 수 있는 거구나 싶었고, 그런 부분에서 작가님이 태리에 대해서 얼마나 애정을 갖고 써주셨는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감독님도 신경을 많이 써주셨어요. 그런 변화들에도 애정을 많이 가져주셨죠"라고 말했다. 또 "태리를 연기하면서 제 생활도 밝아진 걸 느꼈어요. 어두운 역할을 하면 스스로 가라앉는 부분이 많은데 한없이 밝은 역할을 하니까 마음도 가볍고 즐거웠죠"라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 HB엔터테인먼트 제공 ]

한지은은 지난 2010년 영화 '귀'로 데뷔한 후 10년간 배우로서의 시간을 묵묵히 걸어왔다. 김수현 주연의 영화 '리얼'에서 42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김수현의 그녀'로 낙점된 이력과 함께 tvN '백일의 낭군님'의 애월, JTBC '멜로가 체질'의 한주 역을 거치며 유명 감독들의 '원픽'이 한 인물. '멜로가 체질' 종영 이후 지상파 주인공으로 발탁되며 안방의 대세로 떠올랐다.

어느덧 10년을 달려온 한지은은 "저에게 서른이 넘어서 첫 지상파 주연의 기회를 주신 감독님이나 캐스팅 해주는 많은 분들이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봐주신 것 같아요. 선입견과 선을 허물고 전작 '멜로가 체질'을 보고 감독님께서 저한테 해주신 말씀이 '너 그냥 태리야'라고 하셨어요. 한지은 자체를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사례가 다른 배우지망생들에게도 희망이 됐으면 좋겠어요"고 밝혔다.
 
"이번에 배우로서의 목표는 '궁금한 배우'입니다. 아직 해내가야 할 작품이 많고, 더 많이 연기를 하겠지만 매번 다른 모습으로 대중들께 새롭게 기억될 수 있는 아직 보여드릴 게 더 많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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