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發 ‘사모펀드 전수조사’에 금융위·금감원 갈등 다시 수면 위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양성모 기자
입력 2020-06-29 05: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의 ‘사모펀드 전수조사’ 발언에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의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라임자산운용을 시작으로 옵티머스자산운용까지 사모펀드발(發) 사고가 잇달아 터지자 금융위가 사모펀드에 대한 전수조사 필요성을 나타냈고, 금감원 노조와 사무금융노조는 자신들의 책임을 금감원에 떠넘기고 있다며 반발에 나서고 있어서다.

2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와 금감원은 주초 유관기관들과 함께 사모펀드 전수조사 방식과 일정 등을 논의하는 합동점검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지만 양 기관의 입장차이로 신경전이 예상되고 있다. 금감원 노조가 "1만개가 넘는 사모펀드를 전수조사하겠다는 금융위원장의 말은 규제를 완화해 사태를 만든 금융위가 책임을 회피하고 금감원에 떠넘기려는 것"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금감원 노조와 사무금융노조는 지난 25일 각각 성명을 내고 최근 발행하고 있는 사모펀드의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 원인은 금융위의 무분별한 규제 완화가 원인이라고 주장하면서 반발하고 있다.

금감원 노조는 성명서에서 “투자요건 완화와 인가 요건 완화, 펀드 심사제 폐지로 최근의 잇따른 사모펀드 사태는 예견된 재앙이었다”고 주장했다. 사무금융노조도 성명을 내고 “실제 투자처보다 안정적인 곳에 투자한다고 거짓으로 표시해도 되는 사모펀드를 국민 누구나 살 수 있게 만든 것이 바로 금융위”라며 “그렇게 판매한 펀드들이 지금 줄줄이 환매중단이라는 부도사태로 돌아오고 있는 중“이라고 지적했다.

노조가 이같이 발끈하는 이유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발언 때문이다. 은 위원장은 지난 23일 기자들과 만나 1만개가 넘는 사모펀드에 대한 전수조사 뜻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발언에 대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무리라는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수조사라는 것이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들여다봐야 하는 것을 말하는데, 펀드가 어디에 얼마나 제대로 투자됐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면서 “1만개의 펀드를 모두 전수조사하는 것은 금감원 입장에서 상당한 무리”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최근 금감원 부원장 인사를 통해 금융위와 금감원 간 갈등이 누그러지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번 사모펀드를 계기로 다시 갈등이 확대되는 양상”이라며 “전수조사 발언 직후 감독원 내부에서 상당히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금감원 노조는 성명에서 “5개 팀, 32명에 불과한 자산운용검사국이 1만개가 넘는 펀드를 정밀검사하려면 수십년은 걸릴 일”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전수조사는 실제 계획으로 수립돼 진행될 예정이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실무적으로 금융감독원과 협의 중”이라며 “다음주(29일)쯤에는 조사 계획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맞춰 금융위와 금감원은 주초 유관기관들과 함께 사모펀드 전수조사 방식과 일정 등을 논의하는 합동점검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특히 1만여개의 펀드에 대해 운용사와 판매사, 수탁회사, 사무관리회사 등이 서로의 자산 내역과 서류 내용이 일치하는지를 확인하는 ‘4자 교차 점검’을 우선 실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금감원 노조는 강도 높은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오창화 금감원 노조위원장은 “아직 발표 이전이라 (전수조사가) 어떤 형식으로 진행될지는 모른다. 하지만 인력 지원 없이 금감원에 모든 일을 떠넘기는 형식이라면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 [사진=금융위]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