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생애 첫 명품 사러 왔어요" 장맛비에도 '면세품 오픈런'

서민지 기자입력 : 2020-06-25 16:31
면세품 재고 오프라인 판매 나선 롯데百 노원점 가보니 "직접 보고 사려고" 새벽부터 늘어선 줄로 인산인해

25일 오전 10시 서울 노원구 상계동 롯데백화점 노원점 앞 면세점 재고 명품을 구입하려는 200여명의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다. [사진=서민지 기자]

"벨트, 지갑 두 개 샀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명품을 사봅니다. 기분이 정말 좋습니다."

25일 오전 10시45분 서울 노원구 상계동 롯데백화점 노원점 앞에서 만난 최영자씨(59·강북구)는 생애 첫 명품을 손에 쥐었다. 최씨는 이날 롯데면세점 재고가 대거 풀린다는 소식에 장맛비 속에서도 오전 6시부터 줄을 서서 기다렸다. 오전 8시10분 번호표 1번을 배부받았고, 700명 가운데 첫 번째로 매장에 입장했다. 20분간 매장을 둘러본 최씨는 아들을 위한 벨트와 지갑을 구매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선글라스도 사고 싶었는데 못 사서 아쉽지만 새벽부터 기다린 보람은 이것으로 충분하다"며 웃어 보였다.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최씨는 온 김에 아들과 롯데백화점을 더 둘러본다며 다시 쇼핑에 나섰다.

이날 롯데백화점 노원점은 오전 10시30분 개장 전부터 '면세품 오픈런'(제품을 빨리 사기 위해 매장 개점 전부터 줄을 서는 행위)을 위해 몰려든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어머니와 딸·며느리, 할머니와 손자 등 때로는 일가족이 총출동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 강북권 거주자는 물론 의정부, 구리 등 경기권에서 온 고객도 보였다. 이날 롯데백화점 노원점 측은 750번까지 번호표를 한정 배부했고, 오전에 동이 났다. 오전 11시 넘어 뒤늦게 대열에 합류하려던 사람들은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롯데백화점은 노원점 1층에 314㎡(95평) 규모의 행사장을 마련했다. 개장 시간부터 번호표 배부 순서대로 고객들을 입장시켰다. 코로나19 유행 우려에 따라 20분에 30~50명씩 입장객을 제한했다. 대기 줄이 길어질 때면 "거리두기 해주세요"를 외치며 간격 유지를 권고했다. 행사장 입구에는 클린 시스템을 마련했다. 이곳을 지나가야만 입장할 수 있다. 이 기계는 발열 검사와 소독은 물론 얼굴 사진을 찍어 데이터베이스(DB)화 시킨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올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번호표 1번을 배부 받고 활짝 웃는 최영자씨(59·강북구). [사진=서민지 기자]

행사장에서는 지방시, 생로랑, 페라가모, 발렌티노 등 브랜드의 가방, 지갑, 벨트 등이 판매됐다. 소비자가격 대비 최대 60%까지 할인된 금액에 고객들은 망설임 없이 지갑을 열었다.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데다가, 바로 물건을 수령해 갈 수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온라인 판매의 경우 예약 구매로 진행되다 보니 제품을 수령하기까지 일주일 정도 소요된다. 임모씨(46·강동구)는 "온라인 쇼핑도 시도해 봤지만 순식간에 품절이 돼서 물건을 보지도 못했다"면서 "우리처럼 나이 든 사람들은 모바일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눈으로 보고 사야 직성이 풀린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같은 날 노원점 외 롯데프리미엄아울렛 기흥·파주점에서도 오프라인 최초 판매에 나섰다. 한 점포당 약 10억원의 물량이 풀렸다. 오후 3시 기준 세 점포의 재고 면세품 매출은 무려 5억4000만원이다. 롯데쇼핑 측은 "오픈 5시간 만에 일 목표 매출의 약 100% 이상 달성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롯데쇼핑 측은 면세품 재고 온·오프라인 수요를 모두 잡아 흥행가도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23일 롯데쇼핑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에서 우선적으로 면세 재고품을 판매했고, 70% 판매율을 기록했다. 26일에는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대전점과 롯데아울렛 김해점, 이시아폴리스점, 광주 수완점 등 5곳에서도 일제히 재고 면세품 판매에 들어간다. 면세품 판매 기한은 오는 30일까지다.

우순형 롯데백화점 상품본부 팀장은 "3개 점포를 시작으로 26일부터는 5개 점포에서 행사를 진행한다"면서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운 가운데 면세품을 국내에서 만나볼 좋은 기회라 많은 관심을 주시는 것 같다. 2차 오프라인 행사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행사장 입구에서 코로나19를 대비해 클린 시스템에서 발열·방문 기록을 하고 있다(왼쪽). 소비자들이 행사장에서 쇼핑을 즐기고 있다. [사진=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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