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4억불의 사나이' 핀둬둬 회장...마윈 재산도 추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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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0-06-25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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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핀둬둬 황정 회장

  • 알리바바 마윈 제치고 中 2대 부호 '우뚝'

  • 흙수저 출신…창업 5년만에 억만장자로

  • "핀둬둬, 알리바바는 뛰어넘기 어려울 듯"

 

[그래픽=아주경제.]

"핀둬둬는 3살짜리 어린이에 불과하다. 눈에 보이는 문제가 많고 눈앞에 도전과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맞서, 끊임없이 혁신해나갈 준비가 돼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신흥 강자로 손꼽히는 핀둬둬(拼多多)의 최고경영자(CEO)인 황정(黃崢) 회장은 "핀둬둬는 자체 성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에 앞으로의 성장이 기대된다"며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지난 2018년 7월 26일 나스닥 상장을 알리는 타종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다. 그로부터 약 2년 만에 그는 '초대박'을 터트렸다.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馬雲)을 제치고 중국 2위 부호로 도약한 것이다.
 
핀둬둬 회장, 두 달 새 '몸값' 35조원 껑충..."코로나19 특수"

22일 중국 뉴스 포털 제몐(界面)에 따르면 포브스 실시간 중국 부호 순위에서 황정 회장 일가의 재산이 454억 달러(약 55조원)로, 마윈 일가의 재산 439억 달러보다 많았다.

불과 4월만 해도 포브스가 발표한 실시간 부호 순위에서 마윈과 마화텅 회장이 각각 388억 달러, 381억 달러로 1, 2위를 차지했고 황정 회장은 5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 당시 황정 회장은 10위로, 재산은 마윈의 절반(165억 달러)도 채 되지 않았다.

하지만 두 달 새 상황은 역전됐다. 황정 회장 일가의 재산이 289억 달러 껑충 뛴 것이다. 마윈뿐만 아니라 징둥닷컴의 류창둥(劉強東), 바이두의 리옌훙(李彥宏) 등 중국에서 내로라하는 부호를 제쳤다.

'중국판 포브스'인 후룬(胡潤)이 23일 발표한 '코로나19 이후 지난 4개월간 성장이 가장 큰 100대 글로벌 기업가 순위'에서도 황 회장은 재산이 170억 달러 늘어나며 2위를 차지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200억 달러 증가로 1위였다.

중국 최고 부호 순위 변화는 코로나19에 따른 업계의 지각변동이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도 핀둬둬의 올해 1분기 실적이 기대 이상의 결과를 보이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지분 45%를 보유한 황정 회장의 주식 평가액도 덩달아 불어난 것이다. 

핀둬둬는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65억4100만 위안(약 1조1198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코로나19 충격을 피해 가지는 못했지만 알리바바 등 다른 전자상거래기업의 매출 증가폭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아울러 '618 쇼핑데이'를 앞두고 100억 위안 상당의 보조금을 지급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핀둬둬 주가는 16일(이하 현지시간) 전 거래일 대비 0.42% 뛴 78달러로 마감하며 또다시 최고점을 찍었다. 주가는 장중 한때 7.88% 넘게 뛰며 시가총액이 1000억 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핀둬둬(拼多多)의 최고경영자(CEO)인 황정(黃崢) 회장.[사진=웨이보 캡처]

창업 5년 만에 억만장자 된 핀둬둬 회장, 흙수저 출신이었다?

핀둬둬를 이끄는 황 회장은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기업인이다. 현재 그는 누구보다 남부러운 생활을 하고 있지만 유년 시절은 그렇지 않았다.

마윈과 마찬가지로 저장성 항저우 출신인 황 회장은 1980년생 '바링허우(八零後·1980년대 출생자)'다. 부모님은 공장 노동자로 넉넉하지 않은 유년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범상치 않은 총명함으로 항저우 명문고등학교인 항저우외국어학교, 이공계 명문 저장대학교에 진학한다. 졸업 후 그는 미국으로 넘어가면서 일생일대의 기회를 잡게 된다.

미국 위스콘신대학에서 컴퓨터학 석사 과정을 마친 이후 2004년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MS), IBM 등 IT기업에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지만 그는 모두 거절하고 미국 실리콘밸리 유망 스타트업으로 부상 중이었던 구글에 입사하게 된다. 

엔지니어로 일하다 2006년 중국에 돌아와 구글 중국판공실 창립에 참여하는 등 구글의 중국 시장 진출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구글에서의 성공으로 경제적인 여유로움을 얻었지만 그는 창업을 결심한다. 이듬해 구글을 뛰쳐나와 전자상거래 대행업체 및 게임회사를 창업, 경험을 어느 정도 쌓은 후 2015년 9월 핀하오훠(拼好貨), 지금의 핀둬둬를 설립했다.

당시 중국에서는 알리바바와 징둥닷컴 두 전자상거래업체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었다. 양사는 소비 고급화로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했는데, 황 회장은 색다른 시도를 했다. 전자상거래와 SNS를 결합해 공동구매로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는 획기적인 쇼핑 방식을 취한 것이다.

황 회장의 전략이 통했다. 소득수준이 낮은 지역에서 공동구매자들이 모여들며 핀둬둬의 매출이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2016년 2월 약 반년 만에 거래액이 1000만 위안을 돌파, 사용자 수는 2000만명을 돌파했다. 이후 승승장구하며 창업 3년 만인 2018년 7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올해 618쇼핑데이서 알리바바의 총거래액이 6982억위안으로 집계됐다. [사진=웨이보 캡처]

핀둬둬, 알리바바 뛰어넘고 중국 1위 전자상거래 도약?...시장 "어려울 듯"

다만 황정 회장이 마윈을 뛰어넘고 중국 2대 부호가 돼도 시장에선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 핀둬둬가 알리바바를 뛰어넘고 중국 1위 전자상거래업체로 도약하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포브스가 발표한 실시간 부호 순위에서는 마윈과 황정 회장 순위가 엎치락뒤치락 변동되고 있다.

중국 경제 매체 진룽제(金融界)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열린 첫 대규모 쇼핑대축제인 이번 '618쇼핑데이'에서도 알리바바가 자타가 공인한 '중국 대표 전자상거래업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진단했다. 

알리바바가 올해 618쇼핑데이에서 거둔 거래액은 6982억 위안으로 집계됐다. 통상 알리바바는 618쇼핑데이에서는 구체적인 거래액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달랐다. 

특히 알리바바는 이번 618쇼핑데이에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농민을 적극 행사에 끌어들였다. 농민들이 알리바바 타오바오 라이브를 통해 농산물 및 지역 특산품을 판매하도록 한 것이다. 

시장에선 알리바바의 이 같은 움직임을 경쟁상대로 무섭게 떠오르는 핀둬둬를 의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된 소비 심리를 살리는 한편, 농촌 시장을 무대로 한 핀둬둬를 겨냥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뿐만 아니라 핀둬둬엔 '짝퉁'이라는 꼬리표가 여전히 따라다니기 때문에 중국 대표 전자상거래업체가 되기에는 갈 길이 멀다는 의견도 있다. 최근 618쇼핑데이에서도 플랫폼 내부적으로 고질적인 '짝퉁 제품'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점이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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