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 대전] '락인 효과' 노려라…페이에 목메는 유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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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0-06-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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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독형 유료회원제 운영하며 충성고객 확보 총력전

  • 오픈뱅킹 도입 시도…'종합금융 플랫폼'화 움직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유통업계의 간편결제서비스(페이) 경쟁이 화룡점정에 다달았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 이베이코리아 등 이커머스 업체들은 물론 롯데, 신세계 기존 유통공룡까지 페이 서비스를 강화하고 나섰다.

업계의 페이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면서 소비자들의 페이 이용도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은행의 '2019년 간편결제서비스 이용 현황'에 따르면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 실적은 매년 늘고 있다. 지난해 간편결제서비스 일평균 이용실적은 602만건, 174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6.6%, 44% 증가했다.

유통업체는 페이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록인 효과(Lock-in·특정 제품, 서비스를 한 번 이용하면 기존의 것을 계속 이용하는 현상)'를 누릴 수 있다. 결제, 할인, 포인트적립 등을 지원하는 페이에 한번 입문하면 빠져나가기 어려운 특성에 따라 충성고객을 늘리는 것이다.

최근에는 구독형 유료회원제를 도입하면서 더 강력한 록인 효과를 노린다. 유료회원제는 '구독경제'의 일종이다. 일정 월 회비를 내는 대신 전용 서비스 및 유료 콘텐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미국 아마존의 '아마존 프라임'이 원조이며 국내에서는 롯데 '롯데오너스', 이베이코리아 '스마일클럽', 쿠팡의 '로켓와우', 11번가의 '올 프라임' 등이 대표적인 서비스다. 국내 검색 점유율이 73%에 달하는 IT 대기업 네이버 역시 월 4900원의 구독료로 네이버의 콘텐츠 및 쇼핑 혜택을 제공하면서 유통사들에게 위협적인 존재로 떠올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멤버십이 네이버페이 적립 혜택을 높이겠다는 건 본격적으로 네이버쇼핑 시장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라며 "가장을 예의주시해야 할 대상"이라고 말했다.

페이 서비스를 활용하면 데이터 수집도 손쉽게 가능하다. 그동안 목 좋은 곳에 점포를 내서 매출을 뽑아냈던 유통업체들은 2000년대에는 '최저가' 마케팅에 열을 올렸고, 언택트 시대가 본격화되자 이젠 페이 전쟁에 뛰어들었다. 변화하는 언택트 소비 문화에 올라타기 위해선 반드시 소비자 빅데이터가 필요한데, 페이는 구매 데이터 추출의 통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은행, 카드사가 구매 데이터를 소유했다. 유통업체는 적립 제도로 고객의 당사 구매 데이터를 집계해왔지만 이외 정보는 얻기 어려웠다. 각 백화점이 한때 경쟁적으로 자체 카드를 내놓은 이유다. 그러나, 페이를 사용하면 계열사 간의 구매 정보까지 한 번에 파악할 수 있다. 소비자 정보를 활용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 가능해진 것이다. 

추출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핀테크 사업 확장성도 기대할 수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IT업체들의 경우 각각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를 기반으로 보험, 대출, 증권 등 금융 서비스 영역으로 무한확장하고 있다.

유통업체들도 유통업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오픈뱅킹(앱 하나로 모든 은행 계좌에서 출금·이체가 가능한 서비스)을 속속 도입하는 등 '종합금융 플랫폼'으로 체질을 바꾸는 모양새다. 기존 간편결제 서비스만으로 더 이상 고객을 자체 플랫폼에 잡아두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신세계그룹의 간편결제 서비스 '쓱페이'(SSG페이)가 유통사 가운데 처음으로 오픈뱅킹을 도입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간편 결제서비스 사업은 편의성을 높이는 것을 넘어 신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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