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연극의 원형 찾고 있는 국립극단, 2020년은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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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0-06-05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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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연극 원형의 재발견③ 하지맞이 놀굿풀굿’ 개최

하지맞이놀굿풀굿-불꽃놀이 [사진=국립극단 제공]


국립극단(예술감독 이성열)이 한국 연극의 원형을 찾기 위한 프로젝트를 2018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올해에는 ‘굿’에 주목한다.

국립극단은 오는 6월 18일부터 7월 12일까지 서울 용산구 서계동에 위치한 소극장판과 스튜디오 하나에서 ‘우리연극 원형의 재발견③ 하지맞이 놀굿풀굿’을 개최한다.

‘우리연극 원형의 재발견’은 한국 전통 공연예술의 다양한 원형에서 한국적 연극성을 재발견하고, 이를 동시대 연극형식으로 수용함으로써 한국연극 고유의 정체성을 재확립하고자 하는 프로젝트로 2018년 첫 선을 보였다.

첫 해에는 굿·탈춤극·가면무 등 다양한 전통연희를 소재로 한 창작극 쇼케이스와 연출가 초청 이야기 마당 ‘우여곡썰’을 포함하는 축제 ‘연극동네 연희마당’을 통해 연극계에 화두를 제시했다.

2년차인 2019년에는 ‘판소리’를 모티프로 공연창작집단 뛰다의 배요섭 연출가와 창작집단 희비쌍곡선의 임영욱 연출가가 창작극 쇼케이스를 선보였다.

3년차를 맞는 올해는 ‘굿’을 모티프로 본격적인 제작 공연을 준비했다. 24절기 중 태양이 높고 낮이 길어지며 여름의 문턱으로 들어서는 하지(夏至)를 맞이해 ‘하지맞이 놀굿풀굿’이라는 제목으로 생동감 넘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전통예술과 서양연극의 접목으로 호평 받으며 이자람의 ‘사천가’·‘억척가’ 등 새로운 가능성을 선보여 온 남인우 연출이 프로젝트의 총감독을 맡았다.

‘우리 연극 원형의 재발견③ 하지맞이 놀굿풀굿’은 쇼케이스 3편·창작신작 1편·부대행사로 구성된다.

쇼케이스 세 편은 ‘연행자’ 개념을 차용했다. ‘연행자’는 전통 굿에서 신과 인간을 연결하는 매개자를 일컫는 말로, 보통 무당이 그 역할을 한다. 배우 문민형·전통연희자 김솔지·미디어아티스트 고동욱 등 세 명의 연행자는 ‘연굿 演 ,Good’·‘선무당, 연극 잡는다’·‘당클매다’ 등 각각의 쇼케이스에서 자신만의 색깔로 연극과 관객을 잇는 실험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김민정 작·남인우 연출의 창작신작 ‘불꽃놀이’는 굿의 형식과 서사에 주목했다. 사고로 친구들을 한꺼번에 잃고 끝없는 부채감에 시달리는 주인공 희수를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를 허물고, 친구들의 영혼을 놓아주기 위해 청춘을 송두리째 삼켜버린 그 날을 다시 마주하는 이야기를 90분 분량의 연극으로 풀어냈다.

또, 마지막 공연 종료 후 열리는 부대행사 ‘뒷전풀이’는 굿판에 모인 모든 잡귀와 잡신들을 잘 먹여 보내는 굿의 마지막 의식에서 차용한 제목으로, 함께한 모든 이들의 안녕을 기원하며 브이제잉(Vjing)과 디제잉(Djing)이 결합된 공연으로 꾸민다.

‘우리 연극 원형의 재발견③ 하지맞이 놀굿풀굿’의 전 출연진이 한데 어우러져 화려한 음악과 영상 속에 신명나고 특별한 커튼콜이 펼쳐진다.

올해도 역시 제작 전 출연진 전원이 워크숍에 참가하여 연극 원형으로서의 굿에 대한 이해를 높였으며, 공연과 쇼케이스의 제작과정을 담은 자료집을 발간할 예정이다.

창작신작 ‘불꽃놀이’는 국립극단에서 예매할 수 있으며, 쇼케이스 세 편은 무료 사전예약제로 운영된다. 부대행사 ‘뒷전풀이’는 ‘불꽃놀이’ 마지막 공연 예매자에 한해 공연 종료 후 참여할 수 있다.

남인우 연출은 “이번 ‘하지맞이 놀굿풀굿’은 3년간 진행해 온 ‘우리연극 원형의 재발견’ 프로젝트의 결정판이다”며 “창작 신작 ‘불꽃놀이’는 죽은 영혼이 산 사람이 살아내기를 바라며 돕는 진혼굿의 서사에 착안했다. 제목이 ‘불꽃놀이’인 만큼 코로나바이러스로 경직된 분위기 속에서도 열의를 불태우는 연극이 되길 바란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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