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통수 맞은 삼성...3년만에 경영공백 사태 다시 오나

윤정훈·류혜경 기자입력 : 2020-06-05 00:10
수사심의위 신청 이틀만에...검찰 역공 대국민사과 후 이행안 마련 적극 소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이 4일 청구됐다. 2017년 2월 이후 3년 4개월 만이다. 2016년 말 국정농단 사태부터 시작된 이 부회장의 수난은 4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재계와 학계는 무리한 수사를 끝내고 글로벌 기업 삼성그룹의 총수를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검찰 구속영장은 '무리수'"
법조계와 재계, 학계에서는 검찰의 구속영장이 무리수라는 의견이 다수다. 이 부회장 측이 외부 전문가의 의견을 듣기 위해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한 지 불과 이틀 만에 영장이 청구됐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도망 가는 것도 아니고, 증거 인멸 우려가 있는지도 모르겠다"며 "최소한 경영에는 애로사항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 측도 수사심의위 신청 등이 알려진 지 하루 만에 검찰의 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적잖이 당황스러운 분위기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은 "전문가의 검토와 국민의 시각에서 객관적 판단을 받아 보고자 소망하는 정당한 권리를 무력화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사건 관계인의 억울한 이야기를 한번 들어주고 위원들의 충분한 검토와 그 결정에 따라 처분했으면 국민들도 검찰의 결정을 더 신뢰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과 교수는 "구속될 가능성이 크지 않은데도 이렇게 하는 것은 심의위원회의 의견과 무관하게 기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경영 공백 시, 전략적 결정과 신속한 투자 차질 불가피"
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등 삼성전자 사업의 모든 부문은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이 일어나고 있는 분야다. 이 부회장이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로 3년 만에 구속된다면 삼성전자는 또다시 리더십 부재의 위기에 휩싸이게 된다.

최근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에 파운드리와 낸드메모리 분야에 18조원 규모의 투자를 발표했다. 총수가 없었다면 나올 수 없었던 계획이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은 최근 반도체 분야에 18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며 "총수가 없었다면 절대 결정할 수 없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서 패러다임이 바뀌고, 기업 순위가 하루아침에 뒤바뀌는 엄중한 시기"라며 "기업 총수를 매번 소환하고 조사하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이나 국가나 경제에서 가장 나쁜 것은 불확실성이니, 내부적으로 특히 사법 불확실성이 계속 지속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주장했다.

◆대국민 사과, 노조 인정 등 시민사회와 적극 소통

이 부회장은 연이은 검찰 조사를 받는 동안에도 대국민 사과 당시 발표했던 이행안을 차질없이 지켜나가고 있다. 당시 이 부회장은 4세 경영 승계 포기, 무노조 경영 종식, 시민사회 소통 강화 등 내용을 약속했다.

이날 삼성전자를 비롯한 7개 삼성 계열사들은 삼성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안과 관련해 구체적 이행 방안을 마련해 위원회에 제출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7개 계열사는 '노동 3권'을 보장하고자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노사관계 자문그룹'을 이사회 산하에 두기로 했다. 이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 이후에 삼성그룹에서 이행안을 마련한 것이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씨와 355일 만에 극적 합의를 이루기도 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앞에서는 정부가 기업을 살리고 투자를 격려하면서, 돌아서서 뒤통수를 치는 꼴"이라며 "기업인들이 아무리 잘해도 이렇게 되면 불신만 가슴속에 더 쌓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피의자 심문)는 오는 8일 오전 10시 30분 서울법원종합청사 서관 321호 법정에서 진행한다. 심문은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담당하며, 구속여부는 8일 밤 또는 9일 새벽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재난구호 후원하기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네티즌 의견 0
    0 / 300

    실시간 급상승

    9.9초 더보기

    아주 글로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