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혁 "韓 코로나19 대응, 미중 갈등에 시사하는 바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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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20-06-04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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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미 한국대사, 3일 특파원 간담회 화상으로 진행

  • "이제 미·중 사이에서 선택할 수 있는 나라 '자부심'"

  • "우리 스스로 양자택일...행동·사고 가둘 필요 없어"

이수혁 주미대사가 지난 1월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제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리의 모범적인 코로나(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은 변화하는 미국과 중국 간 역학 구도에서 한국이 나아갈 방향성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이수혁 주미대사가 3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진행된 특파원 간담회에서 코로나19 사태 속 재발한 미·중 간 전략적 경쟁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 대사는 "일각에서 우리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어서 선택을 강요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하지만, 우리가 선택을 강요받는 국가가 아니라 이제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국가라는 자부심을 갖는다"고 짚었다.

이어 "한반도의 지정학적, 지경학적 위치를 감안할 때 이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고 민감한 사안"이라며 "개인적으로도 많이 고민하면서 해답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의 새로운 국제 질서 향배에 있어 미·중 간 경쟁이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됨은 자명하다"면서도 "우리 스스로 양국택일의 상황에 빠질 것이라는 과거 자기 예언적 프레임에 자신의 행동과 사고를 가둘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사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그랬던 것처럼 민주주의, 시민참여, 인권, 개방성을 토대로 사안마다 국익에 맞는 판단을 내리는 가운데 지혜롭게 풀어간다면 여러 주요 국제 현안과 우리의 가장 큰 관심 사안에 있어 우리의 외교적 활동공간을 넓혀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지난 1일 한·미 정상 간 통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확대 정상회의 개최 의사를 밝히며 문재인 대통령을 초청한 데 대해 "세계질서 패러다임의 변화를 반영한 측면이 있다"며 "만일 G11 내지 G12 정상회의가 성사된다면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의 새로운 질서를 구성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아가 "새로운 세계질서를 형성하고 관리해나감에 있어 참여할 수 있는 초대장을 얻은 것과도 같다"고 부연했다.

이 대사는 "이제 우리는 세계질서의 변화를 더 적극적으로 주도하고 그 속에서 우리의 국익과 국격의 극대화를 전략적으로 도모할 만큼 충분히 성장했다고 자부한다"고 거듭 밝혔다.

또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한·미가 기존 공조 분야에 더해 공중보건까지 협력의 외연을 넓혀나가고 있는 것은 동맹 강화의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일각에서 코로나19 대응으로 인해 한반도 문제에 대한 미국 내 관심이 떨어지고 있다거나 방위비 문제로 한·미 관계가 원활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꼭 사실관계를 반영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일축했다.

이 대사는 "양국은 방위비, 한반도 문제에서 지속적인 소통을 이어 나가고 있으며 특히 북핵, 북한 문제와 관련해 어떠한 상황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의미 있는 논의를 해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그는 이날 간담회에서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흑인 남성이 사망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번진 것과 관련, 주미 한국대사관 내 전 부서가 참여하는 비상대책반을 설치해 시위 동향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즉각적인 대미(對美) 협의 및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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