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G7 회의 참여에 中 보복 나설 수도"...美 전문가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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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20-06-02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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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G7 확대회의 초청"...文 대통령 "기꺼이 응하겠다"

  • 미·중, 무역분쟁 이어 코로나19 사태 고리로 갈등 재점화

  • '끼인 처지' 한국...美 전문가들 "중국, 보복 나설 수 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요 7개국(G7) 확대 정상회의 초청에 문재인 대통령이 "기꺼이 응하겠다"며 화답했다.

중국을 제외한 G11 또는 G12 정상회의 구축으로, 반중(反中) 정서를 상수화하려는 미국 정부의 흐름에 한국이 함께하는 셈이다. 이에 향후 대중(對中) 외교에 험로가 예상된다는 부정적 관측이 지배적이다.

설상가상으로 중국이 한국의 G7 참여를 계기로 보복에 나설 수도 있다는 미국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와 우려가 높아진다.

2일 미국의소리(VOA) 방송 보도에 따르면 더글라스 팔 전 백악관 특별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G7 회의 확대 방침은 명백히 중국을 배제하고 견제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팔 전 보좌관은 "올해 G7 확대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재건이 주요 의제로 다뤄진다면 세계 경제 규모 2위 국가인 중국을 배제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배제되는 이례적 상황에서 한국 대통령의 참가 표명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적어도 중국의 관점에선 한국의 대중 견제 참여로 인식하고 향후 압박 수위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G7 정상회의를 6월이 아닌 9월로 미뤄 개최하겠다고 공지하면서 한국과 호주, 인도, 러시아 4개국을 초청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 호주, 인도는 미·중 갈등이 한창인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핵심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로 여겨진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전날 밤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15분간 통화하며 G7 초청에 참석 의사를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청와대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통화에서 "G7이 낡은 체제로서 현재의 국제정세를 반영하지 못한다. 이를 G11이나 G12 체제로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견에 동의 의사를 표하기도 했다.

양국 정상은 이번 회의에 한국과 호주, 인도, 러시아 이외에 브라질도 참여시키는 방안을 논의했다.

팔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를 다시 대화 상대로 편입시키는 움직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냉전 시절 소련을 고립시키기 위한 대중 유화 조치, 이른바 '키신저 모델'을 거꾸로 중국에 적용하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고 짚었다.

다만 러시아는 중국과의 연계를 통한 미국의 고립이 더 이득이라고 판단, 트럼프 대통령의 중·러 분열 시도가 성공할 가능성은 낮다고 팔 전 보좌관은 내다봤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G7 확대회의 개최' 구상을 대중 견제로 단정 짓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은 "G7 확대 방침은 세계 핵심 국가들을 바라보는 미국의 시각이 반영됐을 수 있다"며 한국, 호주, 인도를 포함하는 방안이 오히려 중국이 국제질서 편입 거부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비교해 이들 국가의 모범적 사례를 부각하면서 더 조화로운 세계질서 재편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은 이런 움직임을 자동적으로 반중 연대 형성 움직임으로 오판하는 경향이 있다"며 "현재 미국이 중국과의 관여를 완전히 끝내기로 공표한 것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미·중 갈등.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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