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도 자본잠식 위험...항공사 줄줄이 존속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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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20-05-25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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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업계 맏형 대한항공도 유동성 위기 직면

  • 이스타항공·에어서울·아시아나 자본잠식

  • 인수전도 답보 상태…재무위험 전이될까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계가 생존절벽에 내몰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이스타항공 등의 자본잠식이 이미 시작된 가운데, 업계 맏형 대한항공마저 자본잠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21일 정정공시를 통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라 당사의 영업 환경 정상화가 장기간 지연될 경우 순손실 발생 지속으로 결손금 규모가 확대되고, 자본총계가 감소할 수 있다"며 "자본 잠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자본잠식은 회사의 누적 적자폭이 커져 잉여금이 바닥나고 납입자본금까지 잠식되기 시작한 상태를 뜻한다. 항공사업법상 국토교통부 장관은 항공운송사업자가 완전자본잠식에 빠지거나 50% 이상 자본잠식상태가 1년 이상 지속될 경우 재무구조 개선을 명할 수 있다. 50% 이상 잠식이 2년 이상 이어지면 면허취소나 사업중단 카드까지 꺼내들 수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말과 올해 1분기 말 연결기준 자본잠식상태에 해당하진 않으나, 50% 자본잠식까지의 총계 규모가 줄어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의 50% 자본잠식까지의 자본총계 여유 규모는 작년 말 2조4163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1조6734억원까지 감소한 상태다.

다른 항공사들은 더 심각하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1분기부터, 이스타항공과 에어서울은 작년부터 이미 자본잠식상태다. 아시아나항공은 1분기 자본잠식률이 81.16%다. 지난해 말 18.63%보다 62.53%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말 9082억원에 달했던 자본총계가 1분기 2102억원으로 쪼그라들어서다. 업계에선 2분기 아시아나항공이 완전 자본잠식상태에 빠진 것으로 보고있다.

이스타항공은 2011년부터 자본잠식상태였다가 저비용항공사(LCC) 수요증가로 2017년 자본잠식에서 벗어났지만, 다시 지난해부터 완전 자본잠식에 빠졌다. 한·일관계 악화로 일본 노선 수요가 줄고, 보잉 737맥스 결함에 따른 운항중단 등이 영향을 미쳤다. 올해 1분기 자본잠식률은 314.51%다. 에어서울은 작년 말 기준 자본잠식률이 132.57%에 달한다.

허희영 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가 기간산업에 대한 종합대책을 마련하면서 항공사들이 상반기는 겨우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코로나19 회복이 늦어지고 있어 하반기 유동성 우려가 더욱 크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역시 지지부진하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여전히 인수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지난달 말로 예정됐던 아시아나항공 주식 취득일을 무기한 연기하면서 사실상 인수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제주항공 역시 지난달 29일로 예정돼있던 이스타항공의 주식 취득대금 납입일을 무기한 연기했다. 제주항공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697억원에 불과한데, 이스타항공 지분 51.17% 인수에는 545억원이 든다. 제주항공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고, 1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중 1022억원을 운영자금으로 쓴다는 계획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회사 운영자금도 유상증자로 마련하는 상황에서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이스타항공 인수가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5일 인천국제공항에 멈춰선 대한항공 화물기와 여객기.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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