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선수노조 설득나선 MLB…7월 개막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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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입력 2020-05-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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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부·중부·서부로 '재편성'

  • PS 14팀 출전·시즌 82경기

  • 뿔난 선수노조 설득 '관건'

미국프로야구(MLB) 사무국과 구단주들이 7월 개막안을 내놨다. 일정을 확정 짓기 위해선 '뿔난' 선수노조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텅 빈 클리블랜드 경기장. [AP=연합뉴스]


미국 ESPN 등 매체들은 12일(한국시간) 보도를 통해 “MLB 사무국이 준비한 7월 정규리그 개막 방안을 구단주들이 승인했다”고 밝혔다. 로버트 D 만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개막일을 확정 짓기 위해 13일 메이저리그 선수노조(MLBPA)와 협상을 시작한다.

만프레드 커미셔너는 1998년 MLB에 입사해 2013년 9월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선임된 인물이다. 그는 2014년 8월 30개 구단주 투표를 통해 MLB 커미셔너로 선출됐다.

만프레드 커미셔너는 7월 개막안을 들고 협상 테이블에 오른다. 개막안에 따르면 미국 독립기념일(7월 4일)이 있는 주에 개막하는 것을 목표로 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개막이 약 석달간 연기된 상황에서 정규리그 축소안도 함께 내놨다. 팀당 162경기에서 82경기로 대폭 축소된다.

이에 각 구단들은 3월 초 중단한 스프링캠프를 6월 중순에 다시 열어 정규리그 개막을 준비한다. 식은 몸을 데우기 위함이다. 단,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다른 팀과의 시범경기는 치르지 않는다.
 

MLB 정규리그 연기로 텅 빈 워싱턴 경기장. [AP=연합뉴스]


정규리그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각 팀은 지방 정부의 승인을 얻어 홈구장을 사용하기로 했다. 리그는 내셔널·아메리칸 리그 대신 인접한 팀끼리 벌이는 리그로 재편성되고, 지명 타자를 도입한다. 이는 '이동을 최소화해 전염병 확산을 방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종전 리그는 양대 리그(내셔널·아메리칸) 동부·중부·서부지구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만프레드 커미셔너의 손에 들린 개막안에 따르면 리그 구분 없이 10개 구단씩 배정된 동부·중부·서부리그로 재편성된다.

이에 따르면 서부리그는 양대 리그가 합쳐진 LA 에인절스, 시애틀 매리너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텍사스 레인저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LA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콜로라도 로키스로 예상된다.

동부리그 역시 양대 리그가 합쳐진 뉴욕 메츠, 마이애미 말린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워싱턴 내셔널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탬파베이 레이스,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편성될 가능성을 보인다.

중부리그 또한 양대 리그가 합쳐진 밀워키 브루어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시카고 컵스, 신시내티 레즈,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미네소타 트윈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캔자스시티 로열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로 예측된다.

이는 현재 나누어져 있는 기준을 합친 것으로, MLB 사무국에 의해 변경될 가능성이 높다. MLB 사무국은 정규리그 수를 82개로 줄이는 대신에 포스트시즌(PS)을 확대했다. 출전 구단 수를 10개에서 14개로 늘렸다.

이제 선수노조의 서명만 있으면 개막일을 확정 지을 수 있다. 그러나 난항이 예상된다. 협상 키워드인 ‘돈 문제’가 남았다. MLB 사무국은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 구단 수입의 절반을 선수들과 공유하기로 했다. 이는 선수들의 몸값 보전을 위한 조치다.

지난 3월 MLB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돈 문제’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당시 MLB 사무국은 ‘무관중으로 정규리그가 시작되면 선수들의 연봉도 추가로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관중일 경우 입장 수익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선수노조는 “MLB 사무국과 합의한 코로나19 임금 협상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반박했다.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 단단히 뿔이 난 상황.

코로나19 임금협상은 MLB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합의했던 사항이다. 주요 골자는 정규리그 연기로 삶의 터전을 잃은 선수들을 위함이었다. 합의서에는 ‘MLB 사무국은 3월 말부터 60일간 선수들에게 선급금 개념으로 1억7000만 달러(약 2080억8000만원)의 재난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것과 ‘선수들은 시즌 시작 후 경기 수에 비례해 연봉을 받는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돈 문제'가 극적으로 타결된다 해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이번엔 안전 문제다. 이날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전날 대비 6416명 늘어난 137만6849명, 사망자 수는 320명 늘어난 8만118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확진자 보유국 1위 수치로 2위인 스페인과 약 111만명 차이다.

안전 문제는 MLB 사무국과 선수노조 모두에게 예민한 사안이다. 선수, 가족, 구단 직원, 야구장 노동자 등을 위해 안전한 환경을 어떻게 조성할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한편, MLB가 주도하는 야구 월드컵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도 연기될 계획이다.

WBC 관계자는 “2021년 3월 열릴 예정인 WBC가 연기될 예정”이라며 “WBC는 급한 대회가 아니다. 2023년까지 WBC를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5회를 맞이하는 WBC는 대만 타이중과 일본 도쿄, 미국 피닉스와 마이애미에서 예선전을 치르고 결승전을 마이애미에 위치한 말린스 파크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다.

올해 WBC는 이 대회 참가국을 16개국에서 20개국으로 확대하는 등 원대한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3월 미국 애리조나 투산에서 열릴 예정이던 예선전이 취소되며 모든 일정이 도미노처럼 무너졌다.

재개최도 쉽지 않다. 이 역시 일정을 확정 짓기 위해서는 MLB 사무국이 '뿔난' 선수노조를 설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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