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 외 유일한 '핑크밭' 용산, 부동산 민심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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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람 기자
입력 2020-04-2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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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고강도 부동산 규제에 등 돌린 '전통 부촌'

여당의 수도권 압승으로 마무리된 21대 총선. 그러나 강남 3구와 용산 지역에서의 양상은 다르게 나타났다. 종부세 확대 등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 정책에 반발해 온 강남 3구에 이어 서울 대표 부촌으로 꼽히는 용산구 유권자들이 미래통합당의 정부심판론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총선 투표 결과, 용산에서는 권영세 통합당 후보가 47.8%의 득표율로 강태웅 민주당 후보(47.1%)를 누르고 당선됐다. 20대 총선에서 용산은 새누리당에서 민주당으로 당적을 바꾼 진영 전 행안부 장관의 손을 들어줬으나, 이번 총선에서는 다른 결과를 내놨다. 대출제한과 보유세 강화, 자금출처 조사 등 정부의 잇따른 규제책 발표에 대한 반발의 뜻으로 풀이된다. 

용산구는 한남동과 동부이촌동 등의 재건축·재개발 문제부터 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용산공원 조성 등 개발 현안이 많아 서울내에서는 비교적 보수색이 강한 지역으로 분류된다. 

권역별로는 미군기지를 중심으로 크게 한남권역과 이촌권역, 남산권역과 용산권역으로 나뉜다. 한강·강남과 가까운 한강대로 동쪽의 한남권역과 이촌권역은 상대적으로 보수 성향을 띠는 반면, 한강대로 서쪽 등 나머지 지역은 비교적 진보 성향을 보인다.

이번 투표 결과는 보수 성향이 강한 동쪽의 한남권역·이촌권역에서 권 당선인이 크게 앞선 것이 890표차 승패를 갈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권 당선인은 남산권역·용산권역, 관외 사전투표에서는 현저히 뒤처졌지만, 한남권역·이촌권역에서 강 후보를 크게 이기며 당선됐다.

여기엔 한강변 고가 아파트들이 밀집한 이촌1동(동부이촌동)에서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 동부이촌동은 용산구에서 인구 밀집도가 가장 높은 지역이다. 통계청의 연령별 인구현황에 따르면 지난 3월 용산구의 총 거주자는 21만9613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동부이촌동은 2만7254명으로 거주자 수가 가장 많다.

연령대 별로는 40~49세가 4928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서는 △50~59세(4196명) △30~39세(3741명) △20~29세(2967명) △60~69세(2673명) △70~79세(1689명) △80~89세(1053명) 순이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용산은 강남과 부동산에 대한 생각이 비슷하다"면서 "특히 용산구의 주요 연령대는 중장년층으로, 다른 부촌에 비해 연령대가 높아 보수색이 강할 수 있다. 또 신흥 부촌으로 분류되는 지역도 집값 세금에 좀 더 민감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강남3구·용산 15억원 이상 고가주택 거래는 급감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직방이 2019년부터 2020년 3월까지 거래된 강남3구·용산구 내 15억 초과 아파트의 비율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초구가 -16.3%(53.8%→37.5%)로 하락폭이 가장 컸다. 이어 △용산 -9.4%(32.9%→23.5%) △강남 -8.0%(61.8%→53.8%), △송파 -5.8%(29.9%→24.1%) 순으로 집계됐다.
 

한남3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사진=박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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