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공든 탑 무너진다"...유럽 실업대란 경고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윤세미 기자
입력 2020-04-20 13:49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맥킨지 "EU와 영국에서 일자리 6000만개 위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동안 가까스로 회복한 유럽 고용시장에 다시 짙은 그림자가 드리웠다. 코로나19로 인한 대량실업이 우려되면서다. 유럽 내 민간고용 4분의 1이 위태롭다는 경고가 나올 정도다.

CNN비즈니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20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유럽연합(EU)과 영국에서 약 6000만개 일자리가 위험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유럽 민간고용 4분의 1에 달하는 일자리가 급여 삭감이나 일시 혹은 영구 해고에 이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EU가 3개월 안에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데 실패해 여름까지 사회적 거리두기가 유지될 경우 내년에는 EU 실업률이 11.2%까지 치솟고, 2024년까지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 2월 EU 실업률은 6.5%로 약 20년 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맥킨지는 위험이 덜한 직군으로 회계사나 건축 설계사 등 다른 사람과 밀접한 접촉을 요구하지 않는 전문직과 경찰 같은 필수 서비스직을 꼽았다. 위험이 큰 직군으로는 계산원, 요리사, 건설 노동자, 호텔 직원 등을 꼽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직까지 유럽에서 미국만큼 급격한 실업이 나타나고 있지는 않지만 회복은 미국보다 더 늦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 고용시장이 2008~2009년 금융위기 후 위기 전 수준을 회복하는 데에만 꼬박 10년이 걸렸다는 설명이다.

회복세도 나라별로 들쭉날쭉하다. 독일은 비교적 빠르게 회복했지만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스 등은 여전히 금융위기 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상황. 이들 국가 경제가 관광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 역시 코로나19 사태에서 고용시장의 취약성을 키우는 요인이라고 FT는 짚었다. 

맥킨지는 "코로나19만 아니었다면 건전하고 생산적이었을 기업들의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 급선무"라면서 "일자리를 잃는 것은 개인 차원에서 재앙일 뿐 아니라 경제 전체 관점에서도 무척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유로존 경제가 7.5% 위축하고 실업률은 10.4%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맥킨지는 일자리 보전을 위한 기업과 정부의 신속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기업은 비용을 줄이고 근무 시간을 분리하고 가능하면 재택근무를 실시해야 하며, 정부는 대출 보증과 세금 감면을 제공하고 근로자에 보증 급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가운데 일부는 유럽에서 이미 시행 중이라고 CNN은 전했다. 예컨대 영국은 최소 3개월 동안 월 2500파운드(약 380만원) 한도에서 근로자 급여의 80%를 책임지기로 했다. EU는 1000억 유로 규모의 부양 패키지를 마련했는데, 여기에는 대량 실업을 막기 위한 급여 지원 등이 포함된다.

 

[사진=AP·연합뉴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