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두산]두산건설 매각설 솔솔…현실성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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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
입력 2020-04-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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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산건설 상장폐기 후 매각설 지속 제기

  • 주택경기 불황에 매수자 찾기 쉽지 않아

두산중공업이 유동성 악화로 1조원의 긴급수혈을 받은 가운데 두산건설의 매각설이 퍼지고 있다. 채권단의 요구에 따라 그룹이 자구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주택경기 하락으로 건설사를 인수할 기업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최근 두산건설 매각을 위한 투자안내문(티저레터)을 외국계 금융사를 통해 배포했다. 국책은행으로부터 긴급 수혈을 받기 위해 자회사 매각을 비롯한 강도 높은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두산중공업에 긴급 운영자금 1조원을 투입키로 했다. 두산그룹의 철저한 자구 노력을 전제로 추가자금 지원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두산건설 매각설은 상장폐기 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그룹 차원에서 유상증자와 현물출자 등의 방식으로 1조7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했지만 영업실적과 재무건전성은 좀처럼 회복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두산건설이 10년 넘게 휘청거린 결정적 원인은 일산 두산위브더제니스 사업이다. 2700가구의 대단지 주상복합인 이 아파트는 금융위기 직후 주택경기 침체가 본격화한 상황에서 무리한 분양가 책정, 대형평수 위주의 설계 등 잘못된 시장 분석으로 대규모 미분양 사태를 낳았다.

입주 후에도 미분양 사태가 이어지면서 회사는 결국 자금경색에 내몰렸고 두산중공업 등 그룹 계열사들이 2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지원했지만 사업 위축과 이자 부담으로 좀처럼 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일산 프로젝트 실패 이후 사업이 위축되며 수주물량 부족과 이에 따른 실적부진의 악순환이 반복됐다.

실제 두산건설은 2011년 이후 매년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한때 차입금이 1조5000억원에 달할 정도고 빚이 많다 보니 번 돈으로 이자조차 못갚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이후 유상증자 등으로 차입급을 줄였지만 지난해 말 별도기준 차입금은 여전히 7257억원에 달한다. 특히 이 중 1년 이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 차입금이 585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신용평가는 전날 두산건설의 제94회차 무보증 신주인수권부사채(BW) 신용등급을 기존 'BB-(안정적)'에서 'BB-(Watchlist 하향검토)'로 낮췄다.

업계에선 두산건설의 매각설에 매수자 찾기가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두산건설이 소유한 아파트 브랜드 '위브(We've)'와 토목역량 등은 장점이지만 수년간의 부진으로 재무상황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건설의 재무건전성 악화는 오래된 이야기다”라며 “주택경기도 가라앉은 시점에서 건설사를 인수할 곳을 찾기란 쉽지 않아보인다”고 말했다.

두산.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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