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태윤 칼럼] 정부는 친기업 정책, 기업은 혁신으로 위기 극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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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윤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글로벌인텔리전스학과 특임교수
입력 2020-04-07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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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윤 교수]



지금 전 세계는 코로나19 사태라는 엄청난 환경변화에 직면해 있다. 글로벌 경제는 요동을 치고 있으며, 세계 곳곳에서 제조업체들의 공장이 멈추고 있어 시장 상황은 심각하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며 경제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 많은 기업들이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삼성전자, LG화학,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의 2019년도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으며, 금년에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중소기업들과 자영업자들은 말할 수도 없이 더 힘들다. 국내 시장에서 생산․소비․투자 모두가 얼어붙었다. 이것이 우리나라의 어려운 경제 상황이다. 소득주도 성장, 최저임금인상, 주 52시간 근로, 세금폭탄 등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이며 부작용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현재 코로나19 사태를 해결하는데도 힘겹다. 앞으로 우리는 4차 산업혁명시대라는 엄청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가야만 하며, 정부와 기업은 새로운 산업환경 변화를 두려워해선 안된다. 새로운 환경을 잘 극복해야 한다.

영국은 1865년 마차를 보호하기 위해 자동차 속도를 규제하는 내용의 교통법인 ‘Red Flag Act’를 제정했다. 영국은 산업변화를 두려워하여 이 법을 30년간 유지함에 따라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미국과 독일에 주고 말았다. 마차보다 빠른 자동차 시대는 결국 도래했다. 30년이 지나서 영국도 어쩔 수 없이 자동차 산업시대를 수용해야만 했고, 영국의 국가 경쟁력은 큰 타격을 입었다. 정부도 ‘Red Flag Act’와 같은 법과 규제들이 미래산업을 막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우리나라 산업실태는 어떤지 보자. 지난 3월 6일 국회에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 일명 ‘타다금지법’이 통과되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공유경제의 대표적인 혁신모델인 승차공유 사업이 우리나라에서 막히게 되었다.

우리 원전산업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우량 원전기업인 두산중공업이 최악의 경영난에 직면하고 있으며, 흑자 우량기업인 한전도 지난해 1조 3566억원의 적자를 기록하였다. 현재 협력사들을 포함한 원전산업 생태계까지 붕괴되고 있는 실정이다. 미래 자동차산업을 이끌어갈 전기차의 충전료도 금년 7월 이후 두배나 인상될 예정이다. 값싼 충전료는 전기자동차산업 성장의 원동력이다. 정부의 경제정책이 미래산업 방향과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

앞으로 미래사회는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자동차가 융합된 승차공유의 시대가 될 것이다. 결국 우리는 새로운 산업혁명시대의 대열에 합류해서 살아야만 한다. 미국의 우버, 중국의 디디추싱과 같은 승차공유 공룡기업들이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다.

기업 CEO는 혁신을 주도해야 한다. 그래야만 4차 산업혁명시대에서 생존할 수 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 중국의 선전, 인도의 뱅갈루루 등 세계 각지에서는 혁신기업들의 기술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대표적인 혁신기업들은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 우버, 에어비앤비, 테슬라 등이다. 이들의 시가총액은 전통적인 기업들을 훨씬 뛰어넘는다. CEO들은 산업변화를 파악하고 미래사회에 일어날 환경변화에 발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기업의 체질을 디지털화, 플랫폼화시켜야 한다.

중국에는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화웨이, 샤오미 등을 비롯하여 많은 혁신적인 기업들이 포진되어 있다. 특히 중국과 인도의 경우, 스타트업에 대한 젊은이들의 열기가 뜨겁다. 중국은 산업 각 분야에서 공유경제 비즈니스가 확산되고 있는데, 이것은 중국 경제를 발전시키는 ‘기업가 정신’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초일류기업 CEO들은 맹점(Blindspot) 때문에 변화하는 산업 흐름을 읽지 못한 채 과거 자신들의 생각에 집착하여 경영실패를 초래하였다.

세계 필름산업을 주도했던 코닥은 디지털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문을 닫았으며, 즉석사진 업체인 폴로라이드도 마찬가지였다. 한때 세계 전자업계에서 명성을 날렸던 일본의 샤프는 대만 기업인 폭스콘에 팔렸다. 2007년 애플의 스마폰이 출시된 이후, 세계 휴대폰 시장 1위였던 노키아도 시장 점유율이 급격히 떨어져 휴대폰 사업을 매각했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들도 혁신을 주도하지 못하거나 산업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면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 유통업계의 골리앗인 롯데마트와 이마트는 유통산업의 온라인화라는 산업 흐름을 놓쳐서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기업의 젊은 직원들이 퇴직하고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반면에 중국과 인도에서는 젊은이들의 창업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중국 IT기업 CEO들은 상당히 젊다. 중국 청년들의 패기와 기업가 정신 때문에 유니콘 기업들이 많이 탄생하게 되었다.

정부는 청년실업 대책으로 공무원을 증원해서는 안될 것이며 민간분야에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기업인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친기업적인 경제정책을 추진해야 하고, 스타트업 기업가들이 끊임없이 생겨나는 생태계를 먼저 조성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시대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다. 또한 미래산업에 대한 확실한 비전을 제시하고 그동안 잘못된 경제정책 방향을 바로잡아야 한다. 특히 청년들이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기업가 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사회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한편 전통적 가치사슬을 기반으로 한 기업들은 디지털 시대에 걸맞게 혁신적인 기업으로 변신을 해야 한다. 우리 기업들이 전통적인 경영방식만 고수할 경우 인공지능, IoT, 로봇, 클라우드 등 다양한 혁신기술과 플랫폼 비즈니스모델로 무장한 외국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 중소기업들도 디지털기술 경쟁력으로 재무장하기 위해 스타트업처럼 혁신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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