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신대란부터 군사 쿠데타까지' 처참한 중남미 코로나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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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04-07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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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심한 빈부격차와 정치·경제적 혼란 상황에 사태 악화일로

  • 빈민가부터 국가 경제·대통령까지 중남미 사회 곳곳이 혼란

코로나19 사태는 중남미 대륙의 정치·경제·사회를 모조리 뒤흔들고 있다. 각국에선 처참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극심한 빈부격차와 열악한 공중의료 환경, 정치·경제적 혼란 상황은 확산세가 폭발하기도 전에 위험 신호를 내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집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중남미 30여 개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3만5000명을 돌파했다. 사망자는 약 1300명 수준이다.

국가별 누적 확진·사망자 수는 △브라질 1만2232명·566명 △칠레 4815명·37명 △에콰도르 3747명·191명 △페루 2561명·92명 △멕시코 2439명·125명 △아르헨티나 1628명·53명 △콜롬비아 1579명·46명 등이다.

중남미 대륙의 코로나19 확산세는 정확한 상황 파악조차 가늠하기 어렵다. 다른 대륙보다 시기적으로 뒤져있을 뿐 아니라 각국의 빈약한 행정력과 방역 부족 상태가 통계 결과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중남미의 감염 사태는 브라질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달 26일부터 시작됐다.
 

6일(현지시간) 브라질의 한 작가가 해변 모래로 리우데자네이루시 상징물인 예수상을 만들고 코로나19 사태를 의미하는 마스크를 씌웠다.[사진=AP·연합뉴스]


◇의료·방역 붕괴가 낳은 참극, '거실엔 가족 시신 방치, 마약조직은 마을 통행 통제' 

최근 외신들은 에콰도르에서 벌어진 '장례대란'을 대대적으로 조명했다. 에콰도르 제2의 도시인 과야킬에서 시신들이 집안이나 거리에 방치되고 있다는 것이다. 

인구 270만명가량의 과야킬에서 에콰도르 전체 확진자의 절반이 나올 만큼 확산세가 심각하다. 가파른 확산세로 당국의 시신 수습 작업도 차질이 생겼다. 오후 2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하루 15시간이 통행 금지로 묶인 데다 일부 장례업체는 감염 우려 때문에 시신 수습을 꺼렸기 때문이다.

이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과야킬의 주민들이 며칠째 집안에 방치된 가족의 시신을 수습해 달라는 메시지가 잇따랐다. 지난달 30일 AP가 검은 비닐봉지로 싼 남편의 시신이 여전히 거실에 있다"고 말하며 울고 있는 카리나 라레아의 모습을 전하자 세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한편, 브라질 상파울루시와 리우데자네이루시 등의 빈민가에서는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집단감염 우려도 커졌다.

지난 2일 리우시 당국은 최소 6개 빈민가에서 확진자가 보고됐다며 조만간 4천명 선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빈민가 내 실제 확산 상황은 이를 훨씬 웃돌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사실상 정부의 방역과 의료시스템 밖에 방치돼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중순 리우데자네이루시의 한 빈민가에선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마약밀매조직들이 통행 제한 통제에 나서기도 했다. 이들은 차량에 설치한 스피커를 이용하거나 집집마다 직접 찾아다니며 밤 8시 이후에 통행을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폭력적인 방법으로 처벌받을 것이라고 마을에 경고했다.



◇브라질선 군부 쿠데타설...집단 구제금융 신청에 연쇄 디폴트 우려↑

코로나 사태에 브라질 정세 혼란은 급속히 가속화하고 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사실상 군부 쿠데타에 의해 실권을 잃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현지 매체들은 바우테르 브라가 네투 브라질 육군 참모총장이 보우소나루 대통령 대신 연방정부를 총괄한다고 보도했다. 향후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헌법상 대통령 직위만을 유지한 채 외교 활동에만 주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브라질 정부의 공식 발표가 없어 사실 여부를 아직 정확히 확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는 '극우 포퓰리스트'인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코로나19 국면에서 막말과 기행을 일삼으며 여론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그는 "브라질인들은 하수구에서 뒹굴어도 끄덕없다", "미안하지만,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 그게 인생"이라면서 전국이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 중 임에도 사람들은 거리에 나와서 일해야 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한편, 지난 5일 중남미 14개국은 국제통화기금(IMF)에 48억4000만 달러(6조원) 규모의 긴급구제금융을 신청하는 등 경제 붕괴 상황도 관측된다.

알레한드로 베르너 IMF 서반구 담당국장은 "중남미 국가들이 올해 50년 내 최악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연쇄 부도 사태를 우려했다. 이미 취약한 상태의 중남미 경제 상황이 코로나19로 여파에 더 크게 노출돼 있다는 분석이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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