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빼는 트럼프에 어두워진 감산합의..."美에 감산 제의한 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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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04-07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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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업계, 알아서 감산하고 있어"...감산 압력 필요없다 강조

  • "미국 없인 아무 거래 없다"...이번만큼은 美 반사이익 안 돼

9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가 점점 다가오지만, 원유 감산합의는 점점 미궁 속으로 빠지고 있다. 미국 원유업계의 감산 압박이 거세지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협상판에서 발을 빼려고 하기 때문이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와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보도하며 감산 합의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 백악관 브리핑에서 "미국 원유업계들이 '자동으로(automatically)' 감산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며 "아직 누구도 내게 그런 문제를 요구한 적은 없었는데,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이를 두고 매체들은 OPEC 측이 명시적으로 미국 원유업계의 생산량 감축을 요구하지 않았다는 것을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이 산유국들의 감산 압력을 회피하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앞서 4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석유업계의 감산 대신 감산합의 결렬 시 미국 원유업계의 대량 해고와 연쇄 파산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 수입 원유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특히 미국 원유업계가 스스로 산유량을 감축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을 두고 미국 원유업계에 외부적인 감산 압력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면서 최근 국제유가 하락세로 파산 위험에 처한 미국 원유업계들이 생산 규모를 축소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독점금지법 때문에 미국 내 공식적인 공동 감산은 어렵다고도 분석했다.

다만, 미국 반독점법 전문가들은 주(州) 규제 당국이나 연방정부가 더 낮은 생산 수준을 설정한다면 산유량 규제가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이날 로이터는 "미국이 없다면 아무런 거래도 없다"고 말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감산합의 타결에 우려감을 나타냈다. 사우디와 러시아를 비롯한 산유국들이 9일 OPEC+ 회의에서 감산 합의에 성공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미국이 감산에 동참할 경우에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앞서 로이터는 OPEC+ 주요 회원국들이 감산합의의 조건으로 미국의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요 산유국들은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이 감산 합의에 빠져서 반사이익을 얻는 것을 이번만큼은 막겠다는 것이다.

그간 미국은 사우디를 통해 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면서도 OPEC+ 참여국이 아니라는 이유로 감산합의에 동참하지 않았다. 이에 미국 셰일업계는 상대적으로 이익을 얻으며 높은 생산비용 구조에도 원유 대량 생산이 가능한 규모로 성장해왔다.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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