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9] 실언이 곧 패배인데…통합당 후보 세대비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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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0-04-06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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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대호 후보 "30·40대 논리, 거대한 무지와 착각"

  • 통합당 대표·후보, 총선 앞두고 연일 실언에 곤혹

제21대 국회의원선거(총선)의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후보들의 실언은 곧 선거의 패배로 연결된다.

그런데 미래통합당은 최근 황교안 당 대표자의 ‘n번방 호기심’, ‘키 작은 사람’ 등의 발언에 이어 김대호 후보가 ‘30대와 40대는 논리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곤혹을 치르고 있다.

서울 관악갑에 출마한 김 후보는 6일 당의 선거 대책을 논의하는 공개석상에서 “60·70대는 대한민국이 얼마나 열악한 조건에서 발전을 이룩했는지 잘 아는 데 30·40대는 그런 것을 잘 모르는 것 같다”며 “태어나보니 어느 정도 살만한 나라여서 이분들의 기준은 유럽이나 미국쯤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30·40대의 문제의식은 대한민국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데, 문제는 대한민국이 어떻게 성장·발전했는지 그 구조·원인·동력을 모르다 보니, 기존 발전 동력을 무참히 파괴하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60·70대에 끼어있는 50대들의 문제의식에는 논리가 있다. 그런데 30대 중반, 40대는 논리가 아니다”며 “거대한 무지와 착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의 이런 발언은 자신이 선거운동 중 만난 60대, 70대는 뜨거운 반응을 보였지만, 30·40대는 “차갑고 심지어는 경멸과 혐오를 보인다”고 말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대한민국이 왜 이것밖에 안 되나, 저것은 보수·기득권 사람들 때문이라 (30·40대가) 생각하는 것 같다. 물이 반 컵이나 있다는 60·70대와 반 컵밖에 안 된다는 30·40대”라고도 말했다.

김 후보의 발언 이후 온라인을 중심으로 ‘세대 비하’ 발언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논란이 거세지자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은 “어느 개인이 한마디 한 것을 마치 당의 입장처럼 보도하는 것은 삼가셨으면 좋겠다”며 논란 잠재우기에 나섰다.
 

=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 등이 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미래통합당 당사에서 열린 서울 현장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특히 김 위원장은 기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관악갑에 출마한 사람이 30대, 40대 운운한 것과 관련해 나는 그 사람 성격상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원래 운동권 출신인 데다가 변신한 사람이 돼서 자기에게 맞지 않는 것에 대해 감정적 표현을 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30·40대가 우리나라 중추를 이루고 있어서 이번 총선에서 비교적 냉정한 판단을 할 것”이라며 “30·40대가 서울에서 한국 정치의 변화를 가져오는 투표를 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 후보의 ‘세대 비하’ 발언을 노동운동가 출신인 후보 개인의 성격 문제로 정리하고, 당의 공식적인 견해가 아니라는 것을 재자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울 중·성동을에 출마하는 지상욱 통합당 후보는 당 지도부에 “실언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했다.

지 후보는 “우리가 열심히 새벽부터 뛰더라도 당 지도부에서 적절치 않은 발언이 나온다면 저희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같은 표현이라도 적절한 표현 사용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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