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가 쏘아올린 작은 공, '검찰 기자단'의 문제로 확산되나

김태현 기자입력 : 2020-04-02 16:32
종합편성채널 '채널A' 기자와 검찰 간 유착 의혹보도가 이어지면서 특정 언론사나 기자개인을 넘어 검찰 기자단 전체의 문제로 확산될 조짐이 포착된다.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가 당한 것과 유사한 '협박성' 취재를 당했다는 주장이 잇따라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 내부에서 검찰에 대한 쓴소리를 해온 대구지검 진혜원 부부장검사는 전날(1일) 자신의 SNS를 통해 경향신문 유모 기자로부터 협박성 취재를 당했다는 주장과 함께 당시 통화의 녹취록을 게제했다.

진 검사는 '기자들을 동원한 권력기관의 위협'이라는 글을 통해 "대검찰청과의 '친분'을 내세우는 한 기자님이 난데없이 사무실로 전화해서 지금 대검찰청에서 감찰 중이니까 알아서 처신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들은 사실이 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저도 모르는 감찰 사실을 기자님은 어떻게 아셨는지 이제 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진 검사가 공개한 녹취록에는 유 기자는 "대검에서 검사님을 감찰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 그게 사실인지 확인 차 전화드렸다"며 감찰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인지, 어떤 건으로 받고 있는지를 물었다. 

진 검사가 해당 기자에게 '금시초문'이라며 "어떤 내용으로 들으셨냐"고 묻자 해당 기자는 "저한테 왔다고 상부에 보고하시라 그러시면 될 거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진 검사의 폭로가 나오자 법조계에서는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검찰수사는 물론 내부감찰의 경우도 '보안'이 기본전제가 되기 때문에 제3자인 기자가 이를 파악해서 확인취재에 나선다는 것을 상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감찰의 목적이 징계로 간다면 사실이 정확히 밝혀지기 전에 당사자나 그 기관에 있는 사람이 아닌 외부에 있는 기자가 내용을 안다는 것은 굉장히 생경하다"며 "내용이 무혐의로 밝혀진다면 그 검사에게는 치명적인 명예훼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검찰 내부를 향해 쓴 소리를 해오던 진 검사의 감찰사실을 누군가 알려주지 않았다면 파악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검찰 수뇌부가 특정 언론과 유착된 것이 아니라면 불가능한 상황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한편 '채널A' 이모 기자 '협박취재'를 최초 보도한 MBC 장인수 기자는 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채널A 기자가 이 전 대표의 지인 A씨에게 한 발언들을 추가로 공개했다. 이철 대표 측 관계자도 같은 방송을 통해 상세한 당시 상황을 공개했다.

장 기자는 “채널A 기자가 이철 측에 ‘유시민이란 카드를 지들이 쥐고 있으면 친문도 지네(검찰)한테 함부로 못할 것’이라고 회유했다”며 “(유시민 관련) 보도 시점은 총선 전인 3월 말에서 4월 초까지로 못박았다”고 말했다.

이철 대표가 소환되는 시점은 물론 보도 날짜까지 사전에 검찰과 언론이 조율했다고 의심받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잇따른 '검언유착' 폭로와 보도가 나오자 네티즌을 중심으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검언유착'이 현실로 드러났다며 이번 기회에 유착의혹이 있는 검사와 기자, 언론사들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더구나 '검언유착'이 특정언론사나 몇몇 기자들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검찰 기자단' 제도를 근본적으로 손 봐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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