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잠행' 깬 유승민, 총선 후보자 지원 나서…"계파 가리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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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신승훈 기자
입력 2020-03-27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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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 캠프 총괄본부장 서울 중·성동갑 진수희 후보 지원 영상

  • "타이틀 없이 백의종군…후보님들 도움되는 것 뭐든지 하겠다"

  • "긴급재난수당, 모든 사람 10만원 보다 필요한 사람 100만원 줘야"

4·15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이 27일 잠행을 깨고 총선 후보자 지원에 나섰다. 지난달 9일 "보수가 힘을 합치고 다시 태어나 총선과 대선에서 권력을 교체하고 대한민국을 망국의 위기로부터 구해내라는 국민의 명령을 따르겠다"며 총선 불출마 및 새로운보수당과 자유한국당의 신설·합당 의지를 밝힌 지 47일 만이다.

유승민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중·성동갑에 출마하는 진수희 통합당 후보의 성동구 선거사무실을 방문, 유튜브 영상을 함께 찍으며 이런 의지를 밝혔다. 유 의원은 진 후보와의 대담에서 "공천이 끝나고 선거에 들어가니까 저는 타이틀 없이 백의종군, 후보님들에게 도움이 되는 건 뭐든지 하겠다"고 했다. 진수희 후보는 지난 대선 유승민 바른정당 대통령 후보 캠프의 총괄본부장을 맡았다.

유 의원은 "공천이 끝났다. 공천이 잘 됐든, 잘못됐든 이젠 선거를 시작하니까 이번에 꼭 당선이 되시도록 힘을 다하겠다"며 "저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제가 도움이 되는 후보가 있으면 언제든지 도우려고 한다"고 했다. 유 의원은 당내 계파 등과 관련해서도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지원 요청을 하는 후보가 있으면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통합당의 공천과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선임과 관련된 입장을 묻는 질문엔 "없다"고 짧게 말했다.

진수희 후보는 유 의원에게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서울 중·성동갑 지역은 민주당 세가 강한 곳인데, 젊은 층과 중도층에 확장성이 있는 유 의원의 지원이 있을 경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진 후보는 "왕십리 뉴타운에 거의 6000세대가 산다. 30~40대 젊은 층이 굉장히 많이 산다"며 "입주자 대표를 만났는데 그분이 앉자마자 '저는 바른정당이 잘 되길 바랐다'고 해서 향수에 젖었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나 부동산 문제 등에 대해 유 의원이 와서 말씀해주시면 훨씬 더 설득력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유 의원은 이에 "간담회를 해도 좋다. 30~40대 교육이나 세금, 부동산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많은 시간에 가서 해보자"고 했다. 아울러 지역구 내에 위치한 한양대학교 학생들과 만남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진 후보는 "정치가 아무리 욕을 먹어도 세상을 바꾸는 것은 정치다. 그게 우리가 정치를 하는 이유다"라고 한 유 의원의 말을 인용하며 "저는 마지막 도전이자 봉사의 기회로 생각하고 국민 여러분 앞에 나섰다. 제 진정성과 제 진심을 부디 받아주시고, 기회를 주신다면 중·성동구 지역 발전은 물론이고 잘못 가는 대한민국을 바로잡는 일에 제가 그동안 쌓아온 모든 능력과 경험과 온 진심을 다해서 일을 하겠다"고 했다.

유 의원은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위기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특히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긴급재난수당과 관련, "여야, 보수·진보를 떠나서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그런 방향과 원칙을 잘 세워야 한다"며 "모든 국민들한테 10만원씩 주는 것보다 꼭 필요한 사람에게 100만원을 주는 게 맞는 거다. 기업 도산을 막아야 한다. 실업이나 취업 지원이 굉장히 중요해지니 그런 쪽으로 가닥을 잡아서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유 의원은 모든 국민에게 돈을 주는 방식과 관련, "굉장한 악성 포퓰리즘이다. 선거가 20일도 안 남았다. 정부가 선거를 보고 돈을 푸는 정책, 어디에 얼마를 쓸 것인지 선거만 보고 정했다가는 선거 이후에 정책을 수정하고 굉장한 낭패를 볼지 모른다"고 했다.

유 의원은 "돈을 그냥 줄 것인지, 회수할 수 있게 빌려줄 것인지, 지금 세금을 더 거둘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재원은 국채 발행으로 마련해야 되는데 그런 원칙을 정하는 게 중요하다"며 "기존 사회안전망을 굉장히 크게 확대한다는 개념으로 진짜 어려운 사람한테는 정부가 그냥 주는 게 맞고,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은 나중에 사업이 잘되고 경제가 회복되면 돌려받는, 그런 원칙을 정해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책임감을 갖고 추진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유 의원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 지금의 경제 대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 통합당도 정부가 합리적 대책을 갖고 나오면 이때는 힘을 받쳐주는 게 좋겠다"며 "방역에서도 힘을 합치듯이 경제도 힘을 합칠 때다. 표만 보고 하는 악성 포퓰리즘은 걷어냈으면 좋겠다"고 했다.

유 의원은 컨트롤타워인 홍 부총리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지금 홍 부총리가 잘하든 못하든, 홍 부총리에게 완전히 맡겨야 한다. 청와대 정책실장이 옆에서 간섭하고, 당 대표(이해찬)나 시·도지사가 나서서 (간섭해선 안 된다)"며 "컨트롤타워에 확실한 책임과 권한을 주면 홍 부총리와 기재부 공무원들이 지금보다 훨씬 더 일을 잘할 거라고 본다"고 했다.

진 후보는 "그랬으면 좋겠는데 이 정부는 총선을 의식하고 있다"며 "경제를 경제로 풀어야 하는데 정치적으로 선거를 고려하면 이상한 방향으로 갈 것 같다"고 우려했다.
 

4·15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성동구 진수희 후보 선거사무소를 방문,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진수희 서울 중성동갑 미래통합당 후보 캠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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