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투기 전쟁 3년차 국토부, 다주택자 잡겠다더니...데이터도 없었다

김재환 기자입력 : 2020-03-13 07:34
9·13 대책 당시 구축했다던 'RHMS' 알고보니 아직도 미완성 "주요 규제대상 현황파악 없이 정책 정당성·효과 모두 의문"
집값 상승 원인으로 줄곧 ’투기세력‘을 지목하며 전쟁을 벌여왔던 국토부가 주요 규제 대상인 개인 또는 법인 명의의 부동산 소유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3년에 걸친 규제의 근거가 부실했을 뿐 아니라 정책효과도 측정할 수 없었던 셈이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가 시장을 왜곡한다고 주장해 왔던 정부 정책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15일 본지 취재 결과 국토교통부가 2018년 9·13대책에서 다주택자 현황 파악을 위해 만들었다던 '주택임대차 정보시스템(RHMS)'은 아직 미완성이다. 

 

2018년 9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당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관계부처 합동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 부총리, 당시 최종구 금융위원장. [사진= 김재환 기자]


RHMS는 국토부의 실거래가 건축물대장과 행정안전부 주민등록현황, 국세청 재산세 대장 등 여러 부처에 흩어진 정보를 연계하는 시스템이다.

9·13대책 발표 브리핑 당시 국토부는 "RHMS를 구축했다"며 "임대소득 탈루 여부뿐 아니라 다주택자 추이와 임대소득 현황도 파악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하지만 국토부 관계자는 최근 본지와의 통화에서 “아직 통계 신뢰성이 떨어져서 보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RHMS) 완성 시기는 미정”이라며 “지금까지의 정책은 통계청 자료를 참고해 왔다”고 했다.

그가 말한 통계청 자료는 ’주택소유통계‘다. 문제는 이 자료가 매년 11월에 나온다는 점이다. 1년 전 자료를 갖고 만든 정책으로 '핀셋 규제'라고 한 것이다.
 

RHMS 개요.[자료 = 국토부]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2017년 6월 취임하자마자 집값 급등 원인을 투기수요로 진단하고 같은 해 8·2대책과 9·5대책을 연이어 내놓았다. 국토부 설명대로면 2016년 11월 통계를 갖고 다주택자 규제 대책을 만든 셈이다. 이 당시 통계는 2015년 현황이다. 

주택소유통계는 연도별 집계여서 어떤  부동산 대책이 언제 어떤 효과를 발휘했는지 가늠할 수 없다. 즉, 투기수요 억제 정책으로 인해 실수요자가 늘었는지, 아니면 다주택자가 줄었는지, 법인 명의 부동산 수가 어떻게 변했는지 등을 전혀 파악할 수 없는 것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국토부에서 아직 (다주택자 현황) 추이를 살펴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여전히 우리가 국토부와 국세청에서 자료를 받아 집계하는 식으로 작업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국토부가 기본적인 통계 근거조차 마련하지 않았다는 점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통계가 없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며 "정책 정당성이나 효과가 어떤지 알 수 있는 근거가 없는 것 아닌가. 실시간은 아니더라도 추이를 볼 수 있는 시스템은 필요하다"고 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 외에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실거래가 정보 등 기본적인 현황파악이 이뤄지지 않는 분야가 곳곳에 있다"며 "시장에서는 정확히 정보를 알 권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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