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수석부회장, 현대차 대표이사 취임 1년... ‘눈치 안 보는 문화 정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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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20-03-11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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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빌리티·전기차 등 혁신사업 진두지휘

  • 공격적 투자로 현대차 작년 매출 100조 사상 첫 돌파

  • 19일 주총 혁신안 통과... 변신 날개 기대

“윗사람 눈치 보던 문화가 사라졌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등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로 취임한 지 1년을 맞은 3월, 회사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평가다. 그가 조직문화뿐만 아니라 회사의 위상을 ‘추격자’에서 ‘개척자’로 단숨에 변화시키면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이다.

◆주총 정의선 체제 새로운 전환점 될 것으로 전망
10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9일 현대차 주주총회를 계기로 현대차그룹이 또 한번 전환점을 맞는다. 지난해 같은 달 22일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등 그룹의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로 오른 정 수석부회장의 혁신을 뒷받침해줄 안건들이 줄줄이 통과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주총에서 정관 일부 변경 안건을 통해 사업 목적에 모빌리티를 비롯한 기타 이동수단과 전동화차량 등의 사업도 추가된다. 정 수석부회장이 추구하는 시장 개척자로서 현대차그룹의 변신에 날개가 더해지는 셈이다.

정 수석부회장이 이사회 구성원과 주주들, 임직원에게 자신이 그리는 미래의 실현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로 분석된다. 그는 전기차 등 미래차를 중심으로 그룹을 혁신하기 위해 미지의 길에 발을 내딛고 있다.

그간 군대식 문화와 업계의 추격자로서 상징되는 현대차그룹의 이미지를 바꾸는 데 심혈을 기울인 것도 맥락을 같이한다. 직급별로 눈치 보는 문화는 임직원의 창의성을 해치고, 안전함을 추구하며 경쟁사를 견제했던 전략은 현대차그룹의 발목을 잡는 주요 원인이라고 본 것이다.

실제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1월 2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에서 열린 2020년 신년회에서도 “수평적 소통을 확대하고 개개인의 다양한 개성과 역량이 어우러지는 조직문화가 정착되도록 하겠다”며 “그룹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와의 활발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다양한 시너지를 창출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한 바 있다.

또한 정 수석부회장은 아직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며 주저하는 업계와 달리 미래차에 ‘올인’하고 있다. 올해를 시작하며 미래차 분야에 무려 100조원의 투자를 약속한 게 대표적인 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전동화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에서 확실한 경쟁우위를 점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오는 2025년까지 11개 EV(전기차) 전용모델을 포함해 44개의 전동화 차량을 운영한다. 2022년에는 자율주행 플랫폼을 개발한 후, 2023년 일부 지역에서 운행을 실시한다. 로봇, PAV(개인용 비행체), 스마트시티 등 신기술 사업도 적극 추진한다.

동시에 주도권을 쥐고 있는 수소산업 분야에서도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낸다. 2030년에는 연간 약 20만기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국내외에 판매할 예정이다. 동시에 연 50만대 규모 수소전기차 생산체제도 국내에 구축한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미국 앱티브사와 합작법인을 통해 기술력을 확보하고 2023년에 상용화 개발을 추진한다. 2022년 자율주행 플랫폼을 개발한 후 2023년 일부 지역 운행을 실시하고 2024년 하반기에 본격 양산을 추진한다.

◆공격적 투자 자신감 나타내... 지배구조개편·중국 시장 문제도 실마리 찾을듯
이 같은 공격적인 행보에는 숫자로 드러나는 성과에서 비롯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매출 100조원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2.1% 증가한 3조6847억원을 기록했다. 우호적인 환율과 수익성 높은 차종의 판매 확대 등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전기차 등도 큰 몫을 했다.

현대차그룹의 지난해 전기차 수출 물량(국내 생산, 도매 기준)은 6만3414대를 기록했다. 전년( 2만7798대) 대비 무려 128.1% 증가한 수치다. 올해 들어서도 현대·기아차는 1월에만 유럽 시장에서 6083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전년 대비 71.3% 성장했다. 수요가 급증하며 향후 전망도 밝다

정 부회장은 올해 과제로 꼽혀온 중국 시장과 지배구조 개편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그룹 성장의 걸림돌을 제거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그룹을 괴롭혀오던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도 지난해 말 이 회사에서 손을 뗀 상태라 적기라는 평이다. 중국 시장 경쟁력 약화도 현지화 마케팅이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변화의 시점을 앞당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 수석부회장이 그룹의 수장으로서 변화에 앞장서자, 임직원들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다”며 “실험적인 신차와 디자인, 남들보다 앞선 투자 등으로 현대차그룹이 최근 업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기술전시회인 'CES 2020'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1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열린 현대차 미디어 행사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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