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미국 신용시장은 말한다 "경기침체 곧 상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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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0-03-0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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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용등급 줄줄이 인하…"새로 돈빌리는 비용 비싸질 것"

  • "기업들 부채 이미 높은 상황…이전보다 경기침체에 취약"

글로벌 신용시장 리스크를 알리는 경고음이 연일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이 미국 회사채 전반에 이미 상당히 균열을 내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경제 위기 공포가 높아지면서 정크본드와 같은 고위험 회사채뿐만 아니라, 투자가능 등급의 회사채들 가격도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힘들어지면서 신용 사이클에도 이상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기업들 신용등급 뚝뚝···"신규 차입 비용 커질 것"

니콜라오스 파니지르조글루 JP모건 전략가가 이끄는 리서치팀은 지난 6일 투자 노트를 통해 공급망의 훼손과 수요 충격이 이미 기업들의 자금 흐름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JP모건은 지난 두 달간 신용등급이 떨어진 기업의 수가 등급이 오른 기업을 추월하면서 회사채 시장은 위축됐다고 지적했다. 신용등급의 하락으로 회사채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의 수익도 줄었기 때문이다.

등급 하락과 금융환경 악화는 기업들의 차입 비용을 더욱 늘린다. 그 때문에 현재와 같은 상황이 장기화한다면 기업들의 신규 자금 마련은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만기채에 대한 재차입이 힘들어지거나 극단적인 경우에는 신용이 고갈되는 경우까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돈줄이 막히는 것이다.

JP모건은 "코로나19위기로 촉발된 경제적 여파가 신용과 자금 조달 시장 내 우려를 키우고 있다"면서 "회사채 시장에서 스트레스가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앙은행 혹은 정부의 광범위하고 직접적이며 신속한 지원이 이뤄져야 이런 사태를 막을 수 있으며, 그렇지 않을 경우 향후 몇 개월 내 기업들의 추가적인 신용등급 하락과 디폴트 등으로 신용 사이클의 위험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CDS 지수 급등···채권시장은 미국 경기침체 기정사실화

문제는 회사채 시장에 대한 우려가 코로나19 이전에도 이미 높았다는 것이다.

지난 10년간 이미 기업들의 영업이익 대비 부채 비율이 높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신용 리스크에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그 때문에 아직 코로나19 위기가 장기화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회사채 디폴트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사용되는 투자등급 증권의 CDS 지수(CDX)가 회사채 디폴트 우려를 반영해 크게 높아졌으며, 지난 6일에는 2011년 이후 최고치로 올랐다.

JP모건은 “최근 기업들은 수익 악화에 더 쉽게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과거 두 번의 침체기 때보다 채권의 수익률이나 스프레드 증가는 현재 기업들에 더욱 치명적이다."라고 지적했다.

여행·레저 관련 기업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이들이다. 에너지 기업들도 유가의 급락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사우디가 증산을 통해 유가 가격전쟁에 나서면서 이들 기업의 상황은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노르디아 은행은 지적했다.

경기가 침체로 돌아설 때 채권 시장은 가장 취약한 모습을 보인다. 특히 침체 바로 직전에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JP모건은 “신용시장은 미국이 곧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확신하는 모습을 보인다"면서 미국 회사채는 주식에 이어 경기침체에 가장 취약한 자산 중 하나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앞서 M&G 인베스트먼트의 볼프강 바우어 채권 펀드매니저는 "더 많은 중앙은행이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연준의 완화 정책에 동참하더라도 회사채 가격의 추가 하락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시의 한 약국에 7일(현지시간) 마스크 판매를 1인당 1매로 제한한다는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뉴욕주 지사는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76명으로 늘어나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사진=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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