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력 기준 GDP] 명목 GDP 두 배 차이 나는 미국과 중국도 PPP로는 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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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03-0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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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vs 미국, PPP 27조달러 대 21조달러, 명목 GDP 14조달러 대 21조달러

  • 물가와 환율이 빚어낸 차이로 한 국가 내의 소득분배 수준 가늠에 유용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구매력 기준 국내총생산(GDP)은 일반적으로 언급하는 '명목 GDP'와는 다른 의미다. 명목 GDP는 각국의 통화단위로 산출한 GDP를 달러로 환산해 나타낸다. 일정 기간 각국이 생산한 부의 총량을 비교할 수 있지만, 단순한 평균값으로서 물가의 개념이 빠져있다.

◆복잡한 '빅맥지수'...물가를 알기 위해 환율을 바꾸다

구매력평가지수(PPP)를 반영한 GDP는 국민의 실질 소득과 구매력, 생활 수준 등 소득 분배 수준을 알 수 있다. PPP는 각 나라의 물가 수준을 일정한 환율 기준으로 변환한 지표여서 소비자물가지수나 생활물가지수와 같은 물가 지표 중 하나다. 

물가에 따라 같은 1달러라도 각국에서 살 수 있는 상품의 양이 달라지는데, PPP는 국가 간 가격 차이를 제거하고 각 나라에서 1달러로 얼마나 살 수 있는지를 따져본 것이다. 미국 뉴욕에서 1달러에 팔리는 A상품이 서울에서 똑같이 1000원에 팔린다면, 1달러와 1000원은 동일한 환율 가치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만약 A 상품이 서울에서 500원으로 물가가 싸졌다면, 우리나라의 구매력은 2배로 높아진다.

PPP는 이에 착안해 여러 나라에서 공통으로 구매할 수 있는 물건들을 설정하고, 이를 구매하는 데 필요한 금액을 국가 간에 비교해서 1달러 기준으로 조정한다. 물가에 따른 구매력을 비교함으로써 국가의 실질 소득 수준을 구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유사한 지표가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1986년 처음 고안한 '빅맥지수'다. 각국의 상대적인 구매력을 평가하기 위해 수많은 항목을 비교하는 PPP와 달리, 빅맥지수는 한 개의 항목으로 간단히 비교한다. 빅맥지수는 전 세계 맥도널드 매장에서 판매하는 빅맥 햄버거의 평균 가격을 매년 비교해 미국 달러 기준으로 발표한다. 빅맥지수가 높으면 물가와 화폐 가치도 높다고 볼 수 있다. 

◆PPP, 현실 난맥·왜곡에 신뢰성 물음도

PPP는 한 국가 안에서의 경제력 수준을 가늠할 수 있지만, 객관적 지표로서 국가 간의 비교가 어렵다는 지적도 받는다.

환율은 각 정부의 정책과 금리, 세금, 경제성장 전망, 세계 경제 상황 등 수많은 요인이 작용해서 그렇다. 아울러 PPP에는 교역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서비스 등의 재화를 반영하기가 쉽지 않다. 균질하지 않은 상품과 서비스를 동일하게 다루는 것이다.

PPP 기준 GDP는 현실 경제와 괴리를 보이기도 한다. 

IMF의 2019년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PPP 기준 1인당 GDP는 1만9504달러다. 시장환율 기준인 1인당 명목 GDP는 1만98달러로 두 배 가까운 차이를 보인다. PPP 기준 국가 GDP의 경우 중국과 미국은 각각 27조 달러, 21조 달러지만, 명목 GDP의 경우 각각 14조 달러와 21조 달러로 차이가 크다.

대만은 PPP가 실질 구매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대표적인 국가다. 2019년 대만의 1인당 명목 GDP는 2만4830달러였지만, PPP 기준으로는 5만5078달러를 기록했다. 대만은 생활 물가가 상당히 낮아 임금이 적어도 구매력이 높게 나타난다. PPP 지표는 부동산 등 무역이 어렵고 비싼 상품의 가격을 잡아내지 못하는 한계도 드러낸다.
 

지난 1월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올해 빅맥지수.[자료=이코노미스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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