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코로나19로 멈춘 中... 국내 미세먼지 감소에 직접적 영향 미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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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서 인턴기자
입력 2020-03-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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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로 불안한 시민... 파란 하늘에 '방긋'

  • 코로나19로 춘절 이후 중국 대기질 개선... '나사(NASA)'서 위성사진 공개

  • 한중일 공식 연구 '중국발 미세먼지'... 국내 대기질 32%에 영향

  • 미세먼지 분야 권위자 홍윤철 서울대병원 교수 "中공장 가동 중단 대기질 개선에 분명 영향"

[사진=박연서 인턴기자, 서울 시내 오전11시 기준 미세먼지 예보 '좋음/보통/나쁨' (왼-2019년 2월 / 오-2020년 2월)]


"작년보다 미세먼지가 좋아진 것 같아요. 코로나로 멈춘 중국 공장 탓인가?"

4일 점심시간 세종로에서 마주친 20대 여성의 말이다. 그의 말처럼 최근 우리나라 대기질이 부쩍 좋아졌다.

지난달 서울 미세먼지 예보 좋음(보통 이상)은 총 10일로 서울 초미세먼지(PM2.5) 평균 농도 ㎥당 28㎍(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을 기록했다. 지난 해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 36㎍/㎥와 비교해 23%나 줄었다.

미세먼지 예보를 보면 더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지난 2019년 2월 미세먼지 예보에 '좋음'은 단 하루도 없었고 '나쁨'은 10일에 달했다. 반면 올해 2월은 '좋음'이 10일로 크게 늘었다. 
 
서울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초미세먼지 농도가 지난해 보다 30%가량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이맘때에 비해 맑은 하늘을 보는 횟수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을 두고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중국의 공장들이 일제히 가동 중지에 들어간 것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닌가하는 분석도 나온다. 

◇ 코로나19로 중국 대기질 개선... '나사(NASA)'서 위성사진 공개
 

[나사(NASA)에서 공개한 중국 대기 중 이산화질소 오염도 (왼-지난 1월 / 오-지난 2월)]


지난 1월 23일 중국 춘절을 앞두고 코로나19 진원지 우한시는 도시 자체가 전면 봉쇄됐다. 우한을 비롯해 주변의 심천, 상해등 대부분의 도시에서 사실상 전반적인 경제 활동에 제동이 걸렸다. 이후 한달만에 중국 대기오염 정도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

2일 나사가 온라인에 공개한 위성 사진을 통해 한달 사이 중국 대륙내 이산화질소 대기 오염도가 낮아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중국 정부에 따르면 이 기간 중국 내 이산화질소는 전국적으로 42% 감소했으며 폐를 비롯한 호흡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PM 2.5 오염 수준은 7% 감소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코로나19의 여파로 중국에서는 맑아진 하늘을 볼 수 있다. 바이러스 감염 위험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천안문 앞에는 지나가는 사람 수도 거의 없다.]


필란드 헬싱키에 본부를 둔 에너지 및 청정 공기 연구센터(CREA, Centre for for Research on Energy and Clean Air) 연구 결과에 따르면 춘절 연휴 종료 후 2월 4주간 중국의 탄소 배출량이 작년에 비해 25% 감소한 수치를 보였다. 이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공장 가동 중단 및 정상화 지연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중국은 파란 하늘을 되찾았지만 전문가들은 대기질 개선이 '일시적일 것'이라 보고 있다.

◇ 한중일 공식 연구 '중국발 미세먼지'... 국내 대기질 32%에 영향

지난해 11월 환경부에서 공개한 ‘동북아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 국제공동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평균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32%가 중국에서 넘어오는 것이라고 밝혀졌다.

이는 한·중·일 환경당국의 첫 공동 연구 결과로 중국 정부가 한국에 미치는 중국 미세먼지의 영향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해당 연구는 각국 최신 연평균 초미세먼지 배출량 토대 어떤 상호 영향을 미치는지까지만 포함한 것으로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했을 때 중국발 초미세먼지가 한국과 일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는 중국 당국의 반대로 포함되지 않았다.

앞서 지난해 1월 국립환경과학원은 최악의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 국내 미세먼지 69~82%가 중국 등 국외 유입이라는 분석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위 자료를 토대로 지난 2월 중국과 한국 대기질이 동시에 개선된 것에 대해 국외 미세먼지 영향 정도에 대한 의문이 제기 됐다.

한편 한 달 미세먼지 예보를 분석했을 때 '나쁨' 예보 일수는 각각 10일과 11일로 비슷하지만 올해는 작년과 달리 '좋음' 예보가 10일로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80년대부터 대기오염을 연구해온 미세먼지 분야 권위자 홍윤철 서울대병원 교수(예방의학교실)는 "코로나19로 인한 공장 가동 중단이 대기질 개선에 분명 영향이 있다"며 "예보 '나쁨' 일수 차이가 없는 것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35를 넘으면 나쁨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며 "매우 나쁜 (농도 75이상) 날은 작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 대기질 개선에도 '나쁨' 예보는 작년과 비슷한 이유

천리안 위성 해양위성자료로 처리한 aerosol optical depth(AOD; 미세먼지에 의해 빛이 감쇄되는 정도를 나타낸 척도) 최근 3개년 2월을 비교했을 때 올해가 확연히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9년 2월이 가장 높았으며 올해 2월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기상기구(WMO) 자문위원 김준 교수(연세대학교 대기과학과)는 "통상적으로 2월은 풍속이 강하며 PM농도가 높아 장거리 수송에 의한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국외에서 유입된 미세먼지로 인해) 초미세먼지 농도가 일년 중 이달 특히 높다"며 지난달 국내 대기오염 정도 변화를 분석했다.

하지만 김교수는 대기질 개선에도 불구하고 나쁨 예보의 횟수가 그대로인 이유를 여전한 국내 배출의 영향으로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중국 대기오염 감소의 영향뿐만 아니라 국내 대기오염이 감소한 것과 기상 요인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진단했다. 정량적 판단을 위해서는 위성자료 외에 기상자료와 지표농도 자료를 함께 필요로 하기 때문에 단순히 눈에 보이는 인과관계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민들은 "신종 코로나 유행 때문에 불안하지만 미세먼지가 없어 그나마 숨통이 트인다"며 대기중 미세먼지 감소 체감을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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