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주 52시간의 취지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산업현장의 합리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주 52시간 근무제 보완을 위해 정부가 ‘특별연장근로 시행규칙’을 내놨다. 하지만 기업과 노동계 모두 만족시키지 못한 모양새다. 기업들은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노동계는 장시간 노동으로 돌아가는 개정안이라며 비판한다.

정부는 지난달 31일부터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도 개선안’을 시행했다. △인명의 보호 및 안전확보 △기계고장 등 돌발상황 △업무량의 급증 △고용부 장관이 인정하는 R&D(연구개발) 등의 사유로도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하기로 했다.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도는 고용노동부장관의 인가를 거쳐 법정 연장근로시간인 1주 12시간을 초과해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기존에는 자연재해·재난 또는 이에 준하는 사고의 수습의 경우에만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했다.

정부는 ‘주 52시간의 취지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산업현장의 합리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이라며 취지를 설명했다.

개정안 시행 후 고용노동부는 코로나19와 관련한 방역과 마스크·손소독제 생산 등의 업무에도 ‘경영상 사유’ 등으로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하고 있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특별연장근로를 신청한 사례는 69건으로, 이 가운데 57건에 대한 특별연장근로를 승인했다.

기업들은 여전히 인가범위가 협소하다는 지적이다. 그간 기업들이 특별연장근로가 필요하다고 요구해온 R&D(연구개발) 분야가 대표적이다. 개정안은 고용노동부장관이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국가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특별히 필요하다고 인정한 경우에만 인가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업무량 급증의 사유에서도 사전 대응이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개정안에서는 ‘사업에 중대한 지장이 초래되거나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도 특별연장근로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사업의 전부 또는 일부의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하게 되거나, 납기미준수 등에 따른 계약 파기 또는 재계약 거부 등으로 해당 부문의 비중이 축소되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노동계는 이번 시행규칙 개정안이 노동시간 단축 무용지물로 만든다고 비판한다. 지난 19일에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양대 노총은 “특별인가 신청 69건 중 절반가량이 업무량 급증 등 경영상 사유”라며 “사업자들은 온갖 경영상의 이유로 특별인가 신청을 준비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번 개정안에 대해 “저임금·장시간 노동체제로 돌아가는 구시대적 조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정부는 최근 주 52시간 근무에 ‘자율적 회식’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홍남기 경제 부총리는 지난 19일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사기 진작, 조직 결속 강화를 위한 저녁 회식은 주 52시간 근로시간 적용대상이 아니므로 이를 통해 자영업·외식업의 어려움을 덜어 드리는 데 힘을 보태 달라”고 말했다.

같은 날 청와대도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코로나19 대응 관계 장관회의에서 자율적 회식은 근무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정확히 말했다”며 “정부는 카드뉴스 등 홍보물을 제작, 배포해 널리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내용은 앞서 13일 대통령과 경제계의 간담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내수 진작을 위해 저녁 회식을 주 52시간 근무에서 예외로 해 달라"고 건의한 데 대한 답변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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